매일신문

영덕 50대 부부, 자원봉사자에 사랑의 빵 1천개 전달

영해면 주민인 자신들도 경미한 피해 입었지만 사비 털어 북부 4개면에 배달
"피해 지역 위해 땀 흘리는 분들 위해 고민하다 감사 표시한 것"

경북 영덕의 태풍 복구 지원을 나선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간식으로 카스텔라를 준비한 영해면 주민 김기락(오른쪽)·홍기숙 부부가 9일 창수면을 찾아 최일준 창수면장에게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김대호 기자
경북 영덕의 태풍 복구 지원을 나선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간식으로 카스텔라를 준비한 영해면 주민 김기락(오른쪽)·홍기숙 부부가 9일 창수면을 찾아 최일준 창수면장에게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김대호 기자

"감사합니다. 자원봉사자님!"

태풍 '미탁'이 동해안을 할퀴고 지나간 지 일주일. 피해가 컸던 경북 영덕과 울진 등에선 9일 휴일(한글날)도 잊고 복구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영해면의 한 부부가 사비를 털어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빵 1천개를 전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해면 성내리에 사는 김기락(56)·홍기숙(53) 씨 부부는 지난 2일과 3일 자신들도 태풍으로 인한 경미한 수해를 입었다. 집 안팎을 정리하고 한숨 돌리고 보니 영해면과 인접 지역의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라는 것을 알고 가까이 있는 지인들을 찾아가 일손돕기에 나섰다.

그러던 중 대부분 오지인 영덕군 북부 4개면(축산·영해·병곡·창수면)을 찾아 피해 복구를 위해 땀 흘리는 봉사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접하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로 결정했다.

김 씨 부부는 평소 대구의 봉사단체인 '사랑의 빵나눔터'를 통해 함께 봉사활동을 해왔던 터라 사비를 털어 이곳에 간식용 카스텔라 1천개를 주문했다. 김 씨 부부는 8일 도착한 카스텔라를 박스에 나눠 담고 휴일인 9일 영덕 북부지역 4개 면사무소를 찾아 빵을 전달했다.

김 씨 부부는 "일부 지역에선 봉사자들이 신경이 날카로워진 주민들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는 일도 있고, 동네에 가게 등이 드물고 교통도 불편해 자원봉사자들이 간식을 챙겨 먹기도 힘들다는 걸 알고 작지만 정성을 보탰다"고 했다.

김 씨는 현재 영해면 성내1리 새마을지도자, 무애장학회 사무국장으로, 부인 홍 씨는 영해면 대한적십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모두 복구에 정신이 없어 자원봉사자들을 세심하게 챙겨주지 못했는데 이렇게 주민이 나서 줘서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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