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와 예천군을 잇는 국도 일부 구간에 설치된 안개제거장치가 가동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영주국토관리사무소는 2014년 10월 안동~예천 34번 국도 상습안개구간 약 200m 구간 도로변에 2억4천700만원을 들여 안개제거장치 5대를 설치했다.
영주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안개제거장치는 안개가 끼면 이를 자동인식해 수분을 머금은 습한 공기(안개)는 빨아들여 증발시키고, 건조한 공기와 음이온은 밖으로 내보내 안개를 제거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안개제거장치 설치 구간의 경우 안개가 짙은 날엔 가시거리가 10m도 채 안되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운전자들은 '짙은 안개로 바로 앞 차량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시거리가 짧아 사고 위험이 높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게다가 겨울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안개로 인한 '블랙아이스(빙판)' 사고 위험까지 더해져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곳이다.
그러나 안개제거장치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매일같이 차를 몰고 이곳을 지나 다녀도 안개제거장치가 설치됐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게 운전자들의 얘기다.
국토관리사무소엔 장치 설치 전후의 안개 저감 효과와 관련된 수치나 분석 자료도 없는 등 장치 실효성에 대한 아무런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거의 매일 이 구간을 운전해 다닌다는 한 운전자는 "장치가 설치됐다는 것조차 모를 정도로 안개제거 효과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는 10년 이상 매일 이 구간을 출퇴근한 직장 동료들도 마찬가지"라며 "언젠가부터 스피커처럼 생긴 큰 뭔가가 국도 도로변에 설치돼 있어서 다들 궁금했지만 안개제거장치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안개 제거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영주국토관리사무소는 '큰 효과가 없는 것 같고, 현재는 소음 문제로 장치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영주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담당자가 바뀌어 정확히 언제부터 가동을 중단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지난해와 올해 소음 문제로 가동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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