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의 한 농협은행 지점이 9월 들어서만 3건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 피해를 막아내 화제다.
지난달 16일 NH농협은행 대구 신천역지점에 한 30대 남성이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들어왔다. 창구 직원에게 "통장에 있는 5천만원 전액을 현금으로 인출해 달라"고 요구한 남성은 용도를 묻는 직원의 물음에 초조한 얼굴로 "쓸 곳이 있다"고 얼버무렸다.
당시 은행은 추석 연휴를 전후해 가뜩이나 많아진 현금 거래로 직원 모두가 예민해져 있던 상황이다. 직원은 침착하게 남성에게 보이스피싱 가능성과 매뉴얼에 따른 인출 절차를 안내하면서 경찰관의 입회 아래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남성은 출동한 경찰관과 대화한 뒤 보이스피싱임을 깨닫고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해당 지점에는 같은 날 또 다른 40대 남성이 보이스피싱에 속아 1천500만원을 인출하려다가 역시 직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을 통해 사고를 예방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일에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전달책으로 포섭된 한 여성이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피해금액을 현금으로 인출하려다 의심을 품은 직원의 신고로 검거됐다.
유혜옥 NH농협은행 신천역지점 과장은 "보이스피싱 대응 매뉴얼에 따라 직원 모두가 침착하게 대처해 피해를 막은 것"이라며 "현금을 인출할 때 용도를 묻거나 절차를 설명하는데 불쾌감을 품는 분들도 있지만 모두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으려는 것이니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을 막아낸 공로로 해당 지점에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박인권 대구 동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최근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해 직접 전달받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채는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 범죄가 증가 추세"라며 "고액 현금 인출시에는 의심을 품고 경찰에게 알리는 등 금융기관 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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