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기비스, 日열도 강타 26명 사망·실종…이틀새 1천1㎜ 폭우(종합2보)

간토·도호쿠 지방 중심 1년 강수량 ⅓ 쏟아져…제방 붕괴하며 마을 잠겨
부상자 128명·42만가구 정전…나가노현 시나노가와 등 하천 10곳 제방 붕괴
한때 1천305만명 피난 지시·권고…태풍, 온대성저기압으로 소멸
신칸센 차량기지 물에 잠겨…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누수 경보 울리기도

13일 일본 나가노현 우에다에서 태풍
13일 일본 나가노현 우에다에서 태풍 '하기비스'가 몰고 온 폭우 속에 지쿠마강(江)을 가로지르는 철교 일부가 붕괴해 있다. 하기비스가 전날 저녁 일본 열도에 상륙, 폭우를 쏟아내며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10명이 사망하고 16명이 행방불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강력한 태풍
강력한 태풍 '하기비스'의 영향으로 13일 일본 나가노(長野)현 나가노시가 하천 범람으로 불어난 물에 잠긴 모습. 연합뉴스

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일본 열도를 강타해 26명이 사망 혹은 행방불명됐다.

13일 NHK에 따르면 하기비스가 전날 저녁 일본 열도를 상륙해 폭우를 쏟아내며 이날 오전 11시30분 현재 사망자 10명, 행방불명자 16명이 발생했다. NHK는 이와 함께 부상자가 12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나가와(神奈川)현 나가사키(長崎)시의 아파트 1층이 침수돼 60대 남성이 숨졌으며, 지바(千葉)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서 돌풍으로 차량이 옆으로 넘어져 차에 타고 있던 1명이 희생됐다.

하기비스는 전날 저녁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반도에 상륙한 뒤 밤새 수도권 간토(關東) 지방에 많은 비를 내린 뒤 도호쿠(東北) 지방을 거쳐 태평양 쪽 해상으로 빠져나가 이날 정오 온대성저기압으로 소멸했다.

이번 태풍은 큰 비를 동반한 것이 특징으로,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이 큰 피해를 입었다.

NHK에 따르면 각지에서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가 하루, 이틀 사이에 쏟아졌다.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인기 온천 관광지인 하코네마치(箱根町)에는 이날 새벽까지 48시간 동안 1천1㎜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같은 시간 강수량은 시즈오카(靜岡)현 이즈(伊豆)시 이치야마(市山) 760㎜, 사이타마(埼玉)현 지치부(秩父)시 우라야마(浦山) 687㎜, 도쿄 히노하라무라(檜原村) 649㎜에 달했다.

또 미야기(宮城)현 마루모리마치(丸森町) 힛포(筆甫)에 24시간 동안 587.5㎜, 폐로 중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 가까운 후쿠시마현 가와우치무라(川內村) 441㎜, 이와테(岩手)현 후다이무라(普代村) 413㎜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들 지역은 모두 기상청의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하천 범람이 발생했다. 특히 이날 오전 6시께 나가노(長野)시 호야쓰(穗保) 지구의 하천 시나노가와(千曲川)의 제방의 70m 가량 붕괴해 주변 마을이 물에 잠겼다.

NHK가 헬기로 촬영한 화면에 따르면 이 부근에서는 하천 주변을 연결하던 다리의 일부가 붕괴해 있었고 제방의 붕괴된 부분에서 물이 주택가를 향해 쏟아져 하천 주변 넓은 지역의 주택가와 논밭이 물에 잠겼다.

시나노가와의 범람으로 JR히가시니혼(東日本)의 나가노 신칸센 차량 기지가 물에 잠겨 안에 있던 고속철도 차량 7대가 침수됐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시나노가와처럼 태풍의 영향으로 제방이 붕괴된 하천은 오전 9시를 기준으로 10곳이나 된다.

폭우로 인해 전날 저녁 이후 밤새 100곳 이상 하천 관측점이 범람 위험 수위를 넘었다. 실제로 범람한 하천도 최소 36곳이나 됐으며 하류의 범람 위험에도 긴급방류를 실시한 댐도 7곳 이상이었다.

범람 위험 지역이 속출하며 전날 한 때 즉시 피난을 명령하는 피난 지시와 피난할 것을 권고하는 피난 권고의 대상자가 합해서 1천3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날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187만 가구·397만명에 대해 피난 지시가, 408만 가구·908만명에 대해 피난 권고가 내려졌다. 또 노약자에게 일찌감치 피난할 것을 권고하는 피난 준비도 4338만 가구·781만명을 대상으로 발표돼 피난 대상자가 2천만여 가구에 이르렀다.

13일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에서 태풍
13일 일본 도쿄 인근 지바현에서 태풍 '하기비스' 와중에 발생한 돌풍으로 승용차 한 대가 뒤집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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