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적에서 동맹으로' 쿠르드-시리아 정부, 터키 저지 위해 손잡아…미군 1천명 철수 시작

쿠르드 "시리아군, 48시간 내 터키 접경 북부 도시들에 배치"
아사드 정권, 시리아 북부에 다시 영향력…러, 모종의 역할?
쿠르드 관리해온 캠프서 'IS 세력' 탈출…몰락 IS 부활하나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지역에 공격을 개시한 13일(현지시간) 시리아 라스 알 에인의 목표물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지역에 공격을 개시한 13일(현지시간) 시리아 라스 알 에인의 목표물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거점 알 말리키야(데릭)에서 13일(현지시간) 쿠르드 지도자 헤브린 카라프와 전사 등의 장례식에 추모자들이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거점 알 말리키야(데릭)에서 13일(현지시간) 쿠르드 지도자 헤브린 카라프와 전사 등의 장례식에 추모자들이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미국은 13일(현지시간) 터키가 쿠르드족을 겨냥해 공격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다른 지역으로 철수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미국은 13일(현지시간) 터키가 쿠르드족을 겨냥해 공격한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다른 지역으로 철수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터키군이 공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시리아 정부가 13일(현지시간) 터키군을 저지하기 위해 군대를 파견하기로 쿠르드 당국과 합의했다. 미국은 이날 북부 시리아에서 1천명의 미군을 철수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앙숙 관계에 있던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가 손을 맞잡으면서 '적'에서 '동맹'으로 관계가 급반전돼 시리아 내전 사태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쿠르드족은 시리아 내전 동안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기 위해 싸우는 상황이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 당국은 이날 시리아 정부가 터키와의 전체 국경 지대를 따라 군대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쿠르드 당국은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 공격(터키군의 공격)을 막아내고 대처하기 위해 시리아군이 터키와의 국경을 따라 배치돼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을 돕도록 시리아 정부와 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쿠르드 당국은 시리아 정부군 배치가 쿠르드 민병대 SDF로 하여금 터키군의 공세에 맞서고 터키군과 용병들이 진입한 지역을 해방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제는 그동안 쿠르드족이 시리아 북부에서 자치권을 행사해왔는데 이번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 간 합의로 인해 아사드 정권의 영향력이 시리아 북부에 다시 미치게 됐다는 점이다. 아사드 대통령으로선 이를 계기로 정권의 기반을 공고히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지속해온 시리아 내전 사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군은 작전 닷새째인 이날까지 시리아 내 요충지인 라스 알-아인과 탈 아비아드 등 2개 도시를 장악하고 진격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쿠르드 민병대 SDF가 시리아 정부와 힘을 합치기로 하면서 터키의 시리아 내 군사작전은 큰 난관에 부닥치게 됐다.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가 이번에 '대(對)터키 공동 전선'을 펼치기로 합의하는 과정에 러시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AP 통신은 러시아 관리들이 그동안 실무자급에서 쿠르드족과 시리아 정부 간에 중재를 해왔다며 '러시아 역할론'을 언급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주도의 IS 격퇴전으로 인해 몰락 위기에 직면했던 IS가 이들에 대한 관리에 구멍이 생기는 바람에 부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쿠르드 당국은 시리아 북부 아인 이사의 캠프에서 IS 조직원 가족 785명이 탈출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시리아 북부에 배치돼 있던 미군이 철수에 나섬에 따라 미 정부가 시리아의 미군 전체를 전장에서 빼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이 쿠르드를 배신했다는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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