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시위 사태가 갈수록 과격해지며 지하철 운행 중단 등 홍콩의 정세 불안이 가시지 않자 이민을 원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으며 자금 이탈 조짐도 뚜렷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4일 사람과 자금 이탈이 경제활력을 떨어뜨려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 위상이 흔들릴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9월말에 실시된 한 조사에서 시민의 42%가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해 전년 같은 시기의 조사에 비해 8% 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 희망 이유로 '정치적 분쟁', '민주주의가 없다',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 등을 든 사람이 많았다. 미국 골드만 삭스는 6~8월에 최대 40억 달러의 예금이 싱가포르로 빠져 나간 것으로 추산했다.
이주를 고려중인 사람의 23%는 나름대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홍콩경찰에 따르면 비자를 얻는데 필요한 '무범죄증명서' 신청건수는 9월에 3천597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2배가 넘었다. 비자취득을 지원하는 컨설팅회사인 '메이롄(美聯)이민'의 한 관계자는 고객 문의가 6월 60건에서 9월에는 300건으로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30-40대의 관심이 높고 결혼해 이제 막 아이를 낳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영어가 통해 교육환경이 좋은 캐나다와 호주 등 기존 단골국가 외에 대만과 화교계 주민이 많은 말레이시아,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지로 이주를 검토하는 사람도 증가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도 움직이고 있다. 8월 홍콩달러화 예금은 전달 대비 1.6% 감소해 1년3개월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반면 7-8월 싱가포르의 외화예금과 비거주자 예금은 증가했다. 골드만삭스는 홍콩달러 예금에서 완만한 자금유출이 일어나 싱가포르의 외화예금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골드만삭스가 추산한 자금유출 규모는 전체 예금의 1% 미만이지만 시위와 관련한 혼란이 계속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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