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당 여당 상대 첫 '승리'에 사기 충천

자신감 회복이 최대 성과, 황교안 리더십에 힘 실릴 듯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대규모 장외집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과 함께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소식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지난 8월 조 장관 지명 이후 당이 심혈을 기울여 온 '조국 사퇴' 요구를 관철하며 탄핵사태 이후 여당을 상대로 첫 '승리'를 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당은 대외적으로는 직접적으로 '야당의 승리'라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국민의 승리'라고 공을 돌리며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조국의 35일, 우리 국민은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이 정권 위선과 거짓의 진면목을 보았다"며 "대통령 스스로 계파의 수장을 자임하며 국민을 편 가르고 분열을 부추긴 데 대해서도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당내에선 '당이 힘을 하나로 모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그동안 주요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을 날카롭게 제기했지만 번번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후보자들이 임명되면서 무기력감마저 감돌았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가장 상징적 인물 중 한 명인 조 장관의 사퇴를 끌어내면서 당직자와 당원들의 사기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탄핵사태와 지방선거 참패 이후 무기력했던 당이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규합하고 대통령 최측근을 끌어내리는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당에 좀 더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성과가 샤이 보수를 지지층으로 흡수하고 내년 총선에 더 많은 인재를 당으로 불러들이는 선순환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그동안 당내외의 눈총 속에서도 대규모 장외집회까지 열며 조 장관을 정조준했던 당 지도부의 주가도 높아질 전망이다.

주춤하는 당 지지율 속에 지도력까지 의심받았던 황 대표로선 이번 조 장관 사퇴가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황 대표가 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선 '황교안 표 정치성과'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주도적으로 '조 장관 사퇴'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 리더십에 상당한 힘이 실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숙제도 남아 있다. 여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에 '제동'을 거는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선 보수야권 대통합과 개혁공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모처럼 맞은 호기를 제대로 살려 내년 총선을 승리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내부 쇄신과 외연확대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원만하게 풀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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