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14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소식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지난 8월 조 장관 지명 이후 당이 심혈을 기울여 온 '조국 사퇴' 요구를 관철하며 탄핵사태 이후 여당을 상대로 첫 '승리'를 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당은 대외적으로는 직접적으로 '야당의 승리'라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국민의 승리'라고 공을 돌리며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조국의 35일, 우리 국민은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이 정권 위선과 거짓의 진면목을 보았다"며 "대통령 스스로 계파의 수장을 자임하며 국민을 편 가르고 분열을 부추긴 데 대해서도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했다.
특히 당내에선 '당이 힘을 하나로 모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은 그동안 주요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의혹을 날카롭게 제기했지만 번번이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후보자들이 임명되면서 무기력감마저 감돌았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가장 상징적 인물 중 한 명인 조 장관의 사퇴를 끌어내면서 당직자와 당원들의 사기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탄핵사태와 지방선거 참패 이후 무기력했던 당이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규합하고 대통령 최측근을 끌어내리는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당에 좀 더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성과가 샤이 보수를 지지층으로 흡수하고 내년 총선에 더 많은 인재를 당으로 불러들이는 선순환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그동안 당내외의 눈총 속에서도 대규모 장외집회까지 열며 조 장관을 정조준했던 당 지도부의 주가도 높아질 전망이다.
주춤하는 당 지지율 속에 지도력까지 의심받았던 황 대표로선 이번 조 장관 사퇴가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황 대표가 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선 '황교안 표 정치성과'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주도적으로 '조 장관 사퇴'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 리더십에 상당한 힘이 실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숙제도 남아 있다. 여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에 '제동'을 거는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한국당이 국민들에게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선 보수야권 대통합과 개혁공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이 모처럼 맞은 호기를 제대로 살려 내년 총선을 승리로 마무리하기 위해선 내부 쇄신과 외연확대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원만하게 풀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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