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시아, 중·남아공과 첫 해군연합훈련", 사우디 아라비아와는 전략적 동반자 선언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보폭 넓혀 영향력 확대 꾀해
내주에 阿 40여개국과 정상회의, 사우디와는 합작법인 30개 설립키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4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4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이례적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해군 연합훈련에 나서고 사우디 아라비아와는 '전략적 동반자'를 선언하는 등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보폭을 넓히며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중국, 남아공과 함께 다음 달 남아공의 케이프타운 인근 해역에서 3국 해군 연합훈련을 한다고 보도했다. 지구 북반구에 있는 러시아와 중국 양국 해군이 남반구의 아프리카 남단 해역까지 가서 훈련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훈련은 아프리카 대륙 내 역학관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도 읽힌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아프리카 대륙에서 자국의 이익과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다음 주 흑해 연안의 소치에서 40여개국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과 정상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신문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군사기술협력 협정에 서명,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과 벌이고 있는 전투에서 군사 장비와 함께 군사훈련을 제공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잠비크에는 최근에 러시아 공격용 헬기와 용병들이 파병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격퇴전을 지원하고 있다.

러시아 용병과 무기들은 다이아몬드가 풍부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도 진출했고, 남아공에서도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가 유지되던 시절부터 개입, 구 소련 당시부터 넬슨 만델라가 이끄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했다. 이 같은 러시아와 남아공의 관계는 제이컵 주마 대통령 시절 확대됐고, 시릴 라마포사 현 대통령 치하에서도 여전히 공고히 유지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또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를 시작한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살만 사우디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과 만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선언했다.

사우디 왕실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사우디를 찾은 푸틴 대통령을 최고 수준의 의전으로 맞았다. 사우디 외무부는 이날 낸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서 우호를 증진하고 특히 농업, 항공, 보건, 문화 분야에서 20건의 협약과 100억 달러(약 12조원) 규모로 합작 법인 30개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이고, 러시아는 사우디의 경쟁국 이란의 우방이지만 사우디와 러시아는 국제 원유 시장의 수급을 조절해 유가를 통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관계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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