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25% 저금리시대 돌입…집값 상승과 연금 수익률 하락 등 전망

한은 총재 "저금리가 장기화하면 부동산 등으로 자금유입 가능성"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25%로 낮아졌다. 2년 만의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25%로 낮아졌다. 2년 만의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16일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25%로 인하했다. 경기 둔화와 디플레이션 우려 등의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 여파로 부동산에 자금이 몰려 집값이 상승하고, 금융자산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역대 최저 수준 기준금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p) 내렸다. 이날 추가 인하로 기준금리는 2016년 6월(1.25%) 이후 2년 만에 다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이유는 경기 둔화가 심각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은은 2.7%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2.2%까지 낮췄다. 8,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마이너스를 기록, 저성장과 저물가가 장기화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내놓고 있고, 경기 침체와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리 인하 필요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자금 유입으로 집값 오르나?

저금리는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저금리가 장기화하면 부동산 등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낮은 이자 부담으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증가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지역 여·수신동향'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8월 대구경북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0조95억원으로 전달보다 3천430억원 증가했다. 올해 1월(3천637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이는 7월 기준금리 인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비슷한 시기 주택가격도 올랐다. 지난 8월 13일부터 9월 9일까지 조사한 한국감정원의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상승(0.01%) 전환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이 -0.10%로 내림세인 가운데 대구는 0.08%로 상승세를 보였다.

◆퇴직연금 등 금융자산 가치 하락 우려

금융자산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노후 대비에 대한 불안도 커졌다. 무엇보다 퇴직연금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6대 은행의 올해 2분기 기준 '직전 1년 평균 퇴직연금 수익률'은 1% 중·후반에 그친다. 이번 금리 인하로 퇴직연금 수익률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

보험사들도 공시이율을 낮추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은 지난달 공시이율을 전달보다 0.04~0.12%p, 손해보험사들은 0.05∼0.10%p 각각 내렸다. 삼성생명의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6월 2.61%에서 9월 2.50%로 하향조정됐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의 연금보험은 2.60%에서 2.49%로, 저축보험은 2.68%에서 2.57%로 하락했다.

박동훈 인투자산관리&재무설계 대표는 "저금리시대에는 고객의 관심과 개입이 필요하다"며 "퇴직연금의 경우 금리형 운용비율은 줄이고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형 비중 확대를 운용사에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다. 연금저축은 원금 손실 여부를 보험사에 확인한 뒤 수익률이 좋은 다른 상품으로 이전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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