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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기기 힘든 북한" 역대전적 7승9무1패지만 "1골차 승리 6번"

대한민국 국기, 북한 인공기. 매일신문DB
대한민국 국기, 북한 인공기. 매일신문DB

지난 15일 진행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축구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한국 대 북한의 경기가 이틀이 지난 17일에도 화제다.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황의찬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황의찬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우선 생중계가 이뤄지지 않은 이 경기 녹화중계를 이날 오후 5시 KBS에서 해 주기로 했지만, 전격 취소해서다.

KBS가 분석용 DVD 영상의 화질이 나빠 방송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축구팬들은 경기 내용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경기 내용은 물론, 당시 험악했던 분위기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하는 축구팬이 많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하이라이트 편집 영상을 홈페이지에 곧 공개할 예정인데, 여기에 경기 진행 중 내용은 물론 경기가 잠시 멈춘 때에 나온 남북 선수들 간 충돌 장면도 포함될 지에 관심이 향한다.

자칫 외교적으로 민감해질 수 있는 부분을 자체 검열할 지, 엄연한 경기의 일부로 판단해 공개할 지이다.

물론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은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의 트위터를 통해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제3국 인물은 이렇게 자료를 공개한 반면, 우리나라 지상파 TV에서는 볼 수 없게 됐고, 대한축구협회 역시 어떤 결정을 할 지에 시선이 향한다.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손흥민 등이 경기시작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손흥민 등이 경기시작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축구팬들의 관심은 남북 축구 역대전적에도 향한다. 이를 좀 더 깊이 분석해보면, 한국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북한을 만난 게 생각보다 난감한 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숫자만 보면 한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15일 0대0 무승부 경기까지 합쳐, 17전 7승 9무 1패이다. 1패는 1990년 평양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1대2로 패한 것.

그런데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압도적이지 않다.

7차례 승리 가운데 1골차 승리가 6번이나 된다. 1993년 카타르 도하, 그러니까 제3국에서 3대0으로 승리한 걸 제외하면, 1대0 승리가 무려 5차례이다. 그리고 2대1 승리가 한 번 있는데, 이게 39년 전인 1980년 AFC 아시안컵 준결승 경기에서 나온 기록이다.

또한 무승부가 가장 많다는 것 역시 포인트이다. 특히 0대0 무승부가 6번이고, 1대1 무승부가 3번이다.

즉, 한국은 과거에나 지금이나 북한과 만나면 한골차로 겨우 이기거나, 아니면 거의 골을 넣지 못하고 비길 확률이 매우 높다. 우리 대표팀의 공격력이 좋을 때나 다소 약하다고 평가될 때나 '상관 없이' 말이다.

최근만 봐도, 이번 평양 원정에서 0대0 힘겨운 무승부를 거뒀고, 2년 전인 2017년 12월 12일 제3국인 일본 도쿄에서 진행된 EAFF E-1 챔피언십에서 북한의 자책골 덕분에 1대0 승리를 거뒀으며, 2015년 8월 9일 역시 제3국인 중국 우한에서 열린 EAFF 동아시안컵에서는 0대0 무승부를 기록했고, 2009년 홈인 서울에서 진행된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도 1대0으로 이겼다.

1993년 3대0으로 승리한 후 한국은 북한과 모두 9차례 붙었는데, 여기서 2승 7무를 거뒀다. 그런데 9경기에 넣은 골이 불과 4골이다. 그리고 2실점. 7무 가운데 0대0 무승부가 무려 5차례였다. 1993년의 3골 차 승리는 남북 축구 대결 역사에서 '특이한' 사례로 남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마치고 귀국한 남자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로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마치고 귀국한 남자축구 대표팀 손흥민이 1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로 귀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통계를 감안하면, 한국은 이번에 상대적으로 힘든 월드컵 2차 예선을 소화해야 하는 셈이다. 원정 경기는 마쳤고, 이제 홈 경기가 남았지만, 남북 축구 대결은 홈과 원정, 제3국 등 어디에서든 상관 없이 서로 골을 1골 넘게 넣기가 힘들고 무승부 확률도 높아서다.

객관적 전력만 따지면 북한은 당연히 잡아야 할 상대다.

그러나 과거를 살펴보면, 북한은 툭하면 비기게 되는 '묘한' 상대이고, 이기더라도 진땀 나는 1골 차 승리가 많아 선수들과 코치진 등 선수단 전체의 체력·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클 수 있다.

이런 북한을 이번에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만난 것은 분명 부담이다. 북한을 다소 쉽게 봤던 축구팬들의 시선이 이번 0대0 무승부 및 실은 이런 양상이 지루하게 반복됐던 셈인 과거 경기들을 보고 달라지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과 북한의 월드컵 2차 예선 다음 경기는 2020년 6월 4일 우리 홈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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