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피스텔 '품귀' 상가 '텅텅'…도청 신도시 부동산 양극화

도청 신도시로 오피스텔 투자자 몰려…
상가는 임대료, 매매 비싸 임차인들 "망설여져"

경북도청 신도시 한 오피스텔에 특별분양 현수막이 걸려 있다. 윤영민 기자
경북도청 신도시 한 오피스텔에 특별분양 현수막이 걸려 있다. 윤영민 기자

경북도청 신도시 내 오피스텔과 상가 간 수요 양극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공공기관 직원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대거 이주면서 오피스텔은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반면 상가는 수요 부족으로 빈 건물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청 신도시 내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오피스텔 입주율은 84.8%로 3개월만에 3%이상 증가했다.

현재 신도시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오피스텔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대구 등에서 도청과 교육청, 경찰청 등 대규모 기관이 잇따라 옮겨왔고 직장을 따라 이주해온 인구 대부분이 홀로 생활하는 소규모 원룸식 오피스텔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11월 250여 명 규모의 농협중앙회 경북지역본부 직원의 본격적인 이주를 앞두고 오피스텔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도시 내 오피스텔을 투자하려는 큰손들도 오피스텔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에 거주하는 김성수(55) 씨는 "도시 형성 초기에는 오피스텔 물량이 한꺼번에 몰려 여러 시공사가 최근까지도 미분양으로 갖고 있는 매물이 있었고, 얼마전부터 할인분양으로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은 1인 가구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돼 5억원 가량을 투자해 오피스텔을 매매 및 임대하는 일을 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가 점포 임대인들은 울상이다. 현재 신도시에는 대형상가 35개동, 일반상가 37개동 건물에 431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대형상가 1개동에는 약 56개의 점포 운영이 가능해 대형상가 전체 점포만 1천960여 개 달하지만 대형과 일반상가를 포함해 431곳 점포만 입점해 있는 셈이다.

신도시 내 상가는 급매나 미분양 점포가 거의 없지만 몇 년째 임차인이 선뜻 나타나고 있지 않은 고질병을 안고 있다. 신도시 상가의 경우 초기 투자 비용이 비쌌던 탓에 임대료가 지금도 높게 책정돼 임차를 망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A(31) 씨는 "몇 년이 지난 신도시라서 임대료도 싸고 상권도 많이 활성화됐을 거라고 생각하고 신도시를 둘러봤는데 도심 상권을 제외하면 빈 점포들이 부지기수"라며 "대구 동성로 인근 임대료와 도청 신도시 임대료가 거의 비슷해 인구가 더 많은 대구에서 장사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신도시 내 한 공인중개사는 "오피스텔는 오랫동안 미분양 매물을 갖고 있던 시공사들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이 기회에 할인분양으로 제고떨이로 하고 있어 최근 두달 사이 미분양 오피스텔이 거의 분양됐다. 하지만 신도시 상가는 초기 투자 비용이 워낙 비싸 급매가 나와도 임대료가 대도시랑 비슷한 수준이라 수요가 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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