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경북 경주 남산에서 반출돼 국립경주박물관 야외에 전시 중인 삼릉계 삼층석탑이 원래 위치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일신라 하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탑은 1930년대에 옮겨져 조선총독부 박물관에 귀속됐다가 1948년 정부 수립 후 국립경주박물관에 인계됐다.
경주박물관 야외에 전시된 덕에 박물관 관람객은 쉽게 볼 수 있었지만, 그간 남산 어디에서 반출됐는지 정확한 위치는 오리무중이었다.
그러던 중 2007년 경주 남산 삼릉계 석조여래좌상(보물 제666호) 보수정비 과정에서 석탑의 부서진 부재 2점이 발견돼 극적으로 원위치를 알게 됐다.
남산에서 반출된 문화재 가운데 원래 위치가 정확하게 특정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게 학계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경주 남산을 관리하고 있는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이 석탑의 원래 위치에 복제한 석탑을 세우겠다는 사업을 구상해 올해 문화재청 승인을 요청했다.
'경주 남산 삼릉계 석조여래좌상 보수정비 과정에서 석탑의 원위치를 확인한 만큼 문화유산의 완전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게 사무소의 승인 요청 이유다.
그런데 이달 초 열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심사에서 복제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사업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복제품을 설치하기보다, 오히려 유물 소장자인 국립경주박물관과 협의해 원유물을 해당 위치에 설치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이에 경주국립공원사무소는 원유물 설치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해 볼 작정이다.
경주사무소 관계자는 "해당 석탑의 경우 크기가 작고 안정성이 떨어져 원유물의 현장 배치 시 훼손 우려가 커 복제품 설치를 추진했었다"면서 "원유물 설치 의견이 나온 만큼 전문가 자문, 박물관과 협의 등을 통해 가능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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