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모든 것을 위해 존재합니다."
배병길 경북도 총괄건축가는 "건축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호서대학교 석좌교수이기도 한 배 총괄건축가는 지난 4월 23일 경북도로 첫 출근한 뒤, 6개월째 경북도의 건축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경북도청 신도시 조성과 관련, "경쟁력 있는 도시는 미래의 시간을 함축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도청 신도시는 미래와 현재가 공존하는 사람 중심의 도시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미래를 위한 여분의 공간을 마련, 미래세대를 위해 비워두겠다"고 말했다. 내세우기나 채우기에만 급급한 양적인 건축을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도청 신도시는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되고 2, 3단계 사업을 남겨두고 있다.
배 총괄건축가는 지난 반년 동안 중구난방이었던 경북 건축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임한 직후 '경북형 건축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민-간 건축전문가 협의체인 '경북도청신도시발전협의체'를 출범시켜 경북의 역사적·공간적 특징을 설계에 반영토록 했다. 그는 "맥락없이 난립한 건축물을 피하고 신라 등 경북 건축의 정체성을 살린 건축물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경북 건축을 세계 시장에 내놓는 창구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3, 24일 이틀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건축가연맹 회의에 아시아를 대표한 상임운영위원으로 참석한다. 이 연맹은 세계에서 가장 큰 건축 조직으로 전 세계 124개 회원국에 회원수가 300만 명이 넘는다. 특히 상임운영위원은 전 세계에서도 12명 뿐이며 아시아 28개 국가중에 단 세명(중국 1명, 인도 1명)에 불과하다.
25일에도 유네스코 주제로 유네스코 본부에서 유럽연합건축가협회와 여는 회의에 참석, 평소 친분이 두터운 토마스 보니에르 세계건축가연맹 회장과 건축 정보와 의견 교류를 한다.
지난 9월 토마스 회장은 경북도 건축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한국 지자체에서 거물급 건축인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사례는 드문 일이다.
배 총괄건축가는 22일 국립국악당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훈장인 '옥관문화훈장'도 받을 정도로 건축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이런 화려한 건축 인맥과 경력에도 그의 30여년 건축 여정은 담백한 '경북 건축'과 닮았다. 배 총괄건축가는 경북의 건축물을 두고 "인간과 자연 등 그 시대의 이데올리기와 사상체계가 그대로 반영된 건축의 촌철살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건축인생의 5할 이상은 부끄러월할 줄 아는 염치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며 "건축의 밑바탕에는 항상 봉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며 겸양을 갖춘 선비 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경북의 건축 방향에 대해서는 "물질은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만 정신적 가치는 도망가지도 않고, 누가 뺏어 갈 수도 없다"며 "건축 이상의 건축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 후대에게 혼이 깃든 경북 건축을 물려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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