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가 분양아파트 중 상당수를 30, 40대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가점과 재력을 갖춘 '청년 부자'이거나 증여 등을 통해 신축 아파트를 취득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대구 수성범어지역주택조합이 '수성 범어W' 조합원 포기분 12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내정가 입찰에서 최고 낙찰액은 11억3천890만원으로 30대가 써냈다. 2채를 응찰한 40대 남성이 써낸 11억1천110만원이 뒤를 이었다. 대구에서 분양한 전용면적 84㎡ 아파트 거래가로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조합 측에 따르면 입찰에는 178명이 참여, 14.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낙찰자들의 평균 응찰금액은 10억207만원으로 파악돼 응찰가격만으로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대구에서 거래된 전용 84㎡ 아파트 최고가는 수성구 만촌동 수성퀸즈드림으로 10억원에 거래됐다. 이어 수성구 범어동 범어SK뷰가 지난 7월 9억3천만원에 매매됐다.
이날 입찰은 내정가를 기준으로 최고가 낙찰방식으로 진행됐다. 내정가격은 8억2천489만2천원~8억6천753만9천원이었다. 발코니 확장비를 제외한 옵션 비용은 제외다. 조합 관계자는 "투자 목적이 아니라 장기간 거주하려고 높은 입찰금액을 써낸 것으로 보인다"며 "자녀에게 증여하려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잔여가구를 낙찰받은 12가구 중 11가구가 30, 40대로 파악됐다. 이는 최근 1년 간 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당첨자 10명 중 4명 이상이 30대인 점과 비슷한 맥락이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분양가격이 3.3㎡당 1천500만원을 넘은 대구 10개 아파트단지의 당첨자 10명 중 4명은 30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 대구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천126만원이었다.
이들 10개 단지 당첨자 4천509명 중 30대가 2천1명(44.4%)으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1천318명(29.2%)으로 뒤를 이었다. 20대 당첨자도 363명(8.1%)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분양가가 가장 비싼 아파트는 '수성범어W'로 3.3㎡당 평균 2천56만원이었다. 이어 수성구 힐스테이트 황금센트럴 1천989만6천원, 수성구 범어센트럴 1천989만5천원 등의 순이었다.
고분양가 단지에서 최연소 당첨자는 '월성 삼정그린코아 포레스트' 전용면적 84㎡를 분양받은 19세였고, 최고령자는 '힐스테이트 감삼' 전용 84㎡에 당첨된 99세였다. 김상훈 의원은 "20, 30대 당첨자는 대부분 특별공급이 아닌 일반공급에서 당첨됐다"며 "가점과 재력을 겸비한 '청년 부자'가 신축시장을 점유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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