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재태의 세상속의 종소리] '메이드 인 코리아' 아기천사

이재태 경북대 의대교수
이재태 경북대 의대교수

미국서 지내던 시절 동네 벼룩시장을 즐겨 찾았다. 여기에서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 피노키오 등의 도자기 인물 종들을 구입하며 나의 종 수집이 시작되었다. 놀랍게도 이 중 몇 개는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었다. 생활 도자기와 장식품들은 1940~60년대는 일본, 1970, 80년대는 우리나라와 대만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였다. 이후 중국, 태국, 필리핀이 주 수출국이 되었다. 부가가치가 높지 않던 노동집약적 산업들은 경제 발전으로 임금이 상승되자 점차 그다음 수준의 개발도상국으로 터전을 옮겼다.

우리의 수출 규모는 정부 수립 당시 연 7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18년 6천억달러를 초과하여 세계 7위이다. 그동안 8천600배 증가하였고, 덕분에 국민소득도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우리의 주요 수출품은 1960년대는 지하자원, 누에고치, 오징어, 돼지털, 직물 등이었고 1970년대는 섬유, 라디오, 가발, 신발, 금속제품이었다. 1990년대 들어 가전제품, 반도체, 컴퓨터, 선박, 자동차, 철강 등의 선진국 형으로 변모된다. 현재는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선박, 디스플레이 및 센서, 무선통신기기와 같은 고부가가치 첨단제품들이다.

1970년대 만들어진 '메이드 인 코리아' 아기 천사 종에는 해방 후 고단했던 우리의 역정이 담겨져 있다.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성취가 자랑스럽고, 이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던 국민 모두가 고맙다. 700년 전 이탈리아 시인 단테는 자신이 옛 사람들의 수고로 부유해진 이상, 자신도 후손들이 그 덕분에 부유해질 만한 것을 남겨야 한다고 했다. 사회 참여자가 이를 고심하지 않는다면 자기 본분을 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