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론새평] 비점오염원

민경석 대구시 수돗물 평가위원회 위원장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민경석 대구시수돗물평가위원회 위원장

가축 분뇨 퇴'액비 연간 40만t 사용
농지에 과잉 축적되거나 지하수 오염

강우 시 유출돼 수질 악화'녹조 원인
유기농 농업 정책으로 대전환 필요

생산자인 식물은 광합성으로 무기탄소인 CO2를 이용하여 유기물질을 생산하며, 사람은 이를 섭취하고, 산업에서는 합성물질을 사용하면서 하·폐수를 발생하게 된다. 하·폐수의 주 성분은 유기물질로 COD(Chemical Oxygen Demand·화학적 산소요구량)로 나타낸다. 이 중에는 자연계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난분해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2000년대 이후 4대강의 평균 수질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난분해성 물질을 대표하는 COD는 다소 증가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가축 분뇨의 부적절한 관리와 도시화로 인한 불투수면 증가에 따른 비점오염물질의 발생 증가 등으로 알려져 있다.

점오염원(Point Sources)은 하·폐수와 같이 발생원이 확실하고 하수 관거로 이송·처리할 수 있어, 지금까지 지속적인 투자를 하여 하천의 수질 개선 효과를 어느 정도 보였으나, 비점오염원(Non-Point Sources)은 점오염원과 달리 발생원이 분산되어 있어 차집·처리가 쉽지 않고, 오염물질 발생량도 예측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로 강우 시 발생하여 지역 및 강우 특성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또한 투자 대비 오염물질 저감효과의 상관관계가 일정하지 않아 지방자치단체의 투자를 유도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점오염원 및 도시 위주의 오염원 관리에는 한계가 있고, 하천에서의 비점오염원의 기여율이 계속 증가하여 약 80% 이상에 이르고 있어, 비점오염원 관리는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필수 요소이며, 강우 유출수 저감과 같은 사전 예방적 관리가 중요한데, 저감 계획 수립 시 하수관거, 토지 이용, 녹지 등 계획과의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 하천은 상수원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건강한 수생태 복원 및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비점오염원 관리에 지금까지의 수준을 뛰어넘는 투자 정책이 절실하다.

환경부는 물환경보전법에 비점오염관리지역 지정 제도,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비점오염 설치·신고 제도 등의 비점오염원 관련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2012년에 제2차 비점오염원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였다. 2005~2014년 4대강 비점오염저감시설 설치 및 모니터링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도시 비점오염과 강우 유출수의 저감을 위해 2013년부터 그린빗물인프라조성사업과 청주시 및 전주시의 빗물유출제로화사업을 비롯하여, 2016년부터는 물순환선도도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비점오염원은 도시 및 농촌에서 발생한다. 도시 비점오염 저감은 오염된 강우 유출수인 초기 빗물을 차집·처리해야 하는데, 하수관거계획과 함께 해야 하며, 초기 빗물만을 차집·저류하는 분산형 저류시설을 곳곳마다 마련하여 청천 시 하수관거를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이송·처리해야 한다. 또한 현장에서 투수성 포장, 잔디블록, 침투도랑 등의 침투시설과 빗물정원과 같은 저류시설을 이용하여 바로 처리해야 한다.

대구시는 이러한 비점오염원 관리시설이 전무한데, 강우 시 발생하는 비점오염물질을 하수처리구역별로 모니터링하고, 우선대상 지역을 선정하여, 환경부 비점오염관리지역 지정을 위한 신청부터 시작해야 한다.

농업 비점오염 저감은 도시의 경우보다도 어렵지만, 녹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현하여야 한다. 농촌에서의 비점오염원은 주로 축산과 농지로부터 발생한다. 가축 분뇨는 발생량이 적은 반면 고농도의 유기물 및 고형물뿐만 아니라, 녹조의 원인 물질인 질소와 인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수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가축 분뇨는 대부분 퇴·액비로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 농가에서의 퇴·액비 사용과 노천 방치로 인해, 강우 시 다량의 오염물질이 유출하여 녹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농지로부터 발생하는 비점오염원은 비료에 의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질소, 인 및 칼륨 비료 사용량이 연간 약 100만t으로, 화학비료 약 60만t, 가축분뇨 퇴·액비 약 40만t 정도이다. 이 중 작물이 흡수하는 양은 약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농지에 과잉 축적하거나 지하로 침투하여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며, 강우 시 유출되어 수질오염과 녹조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수막 재배, 밭 경작, 시설 재배 등의 농업 구조 변화를 반영할 수 있는 물관리정책이 필요하며, 양분총량제와 농약 및 화학비료 대신에 유기질비료를 사용하는 유기농으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농업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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