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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급증 대구국제공항, 항공편수 '급하강' 왜?

지난 여름보다 28% 감소… "위기 본격화"
활성화 이끌었던 국제선 더 가파른 감소폭
"일본 불매운동·출혈경쟁 여파 하강곡선"

대구국제공항 수속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국제공항 수속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일신문DB

올겨울 대구국제공항의 주간 항공기 운항편수가 지난 여름보다 200편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예고됐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항공사들 간의 출혈경쟁이 더해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23일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구공항의 올 겨울철 주간 항공기 운항편수는 모두 490편으로 하계 시즌의 684편보다 28%나 쪼그라들었다. 2018~2019년 동계 일정 당시 주간 운항편수인 616편보다도 126편이나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그동안 대구공항 활성화를 이끌었던 국제선의 위축이 심각했다. 여름철 일정에 비해 국내선은 주 48편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국제선에서만 주 196편이 줄어든 것.

대구국제공항. 매일신문DB
대구국제공항. 매일신문DB

이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행 노선이 대폭 줄어든데다, 경쟁 심화로 노선의 수익성이 떨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중국 옌지(연길)와 장자제(장가계), 필리핀 세부와 보라카이 등 올 들어 일본을 제외한 대체 노선도 다양화됐지만, 이들 노선을 모두를 합쳐도 주 50편에 그치는 등 실적 저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가 일정한 단거리 노선에 항공사 2~3곳이 한꺼번에 뛰어들어 출혈경쟁이 심해졌다"며 "최근에는 탑승률이 70%를 넘기는데도 적자를 보는 노선이 생겼다"고 했다.

줄어든 공급은 당장 여객실적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9월 대구공항의 여객실적은 30만8천227명으로 지난 8월 42만1천56명에서 11만2천829명(약 2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본격 취항에 따른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던 대구공항에는 낯선 성적표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극복하려면 행정기관과 항공사가 함께 지역민들의 항공수요를 반영한 노선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이번 동계 운항일정은 오는 27일쯤 대구공항에 실제 적용될 예정이다. 항공사들은 한 해를 하계·동계 시즌으로 나눠 운항계획을 짜는데, 각각 3월과 10월 마지막 일요일에 공식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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