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가 연일 격렬해지고 있는 칠레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시위대에 고개를 숙이고 기초연금과 최저임금 인상 등 분노를 달랠 사회·경제 대책을 내놨다.
피녜라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수도 산티아고의 대통령궁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수십 년 동안 문제가 축적돼 온 것이 사실인데 정부는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식견 부족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국민이 보낸 메시지를 겸허하고도 분명하게 들었다"며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싶다고 덧붙였다.
칠레 일간 엘메르쿠리오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기초연금(PBS)과 보충연금(APS)을 즉시 20%씩 올리고, 내년과 내후년에 75세 이상 노인 연금 추가 인상, 종전 월 30만1천 페소(약 49만원)에서 인상된 35만 페소(약 57만원)의 최저임금 등 대책을 발표했다.
이런 대통령의 유화책을 시위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이번 사태 장기화 여부를 결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칠레 뿐만 아니라 볼리비아의 대선 개표 부정 의혹, 아이티의 생활고, 온두라스의 대통령 동생 부정부패 의혹 등으로 시위가 벌어지는 등 중남미 국가가 들끓고 있다.
지난 20일 대통령 선거를 치른 볼리비아에선 처음 공개된 개표 결과에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4선 연임이 위태로워 보였으나 선거관리당국이 별다른 설명도 없이 개표 결과 업데이트를 중단한 뒤 24시간 만에 재개하자 갑자기 모랄레스 대통령의 득표율이 높아졌다. 2위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전날 7.1%포인트에서 10.1%포인트로 확 벌어져 논란을 불러왔다.
성난 야권 지지자들은 개표 결과가 다시 공개된 21일 밤 각 지역 선거관리 사무소에 불을 지르며 격렬히 항의했고, 22일에도 "민주주의를 훔쳐 가게 둘 수는 없다"며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맞불 시위를 벌이면서 양측의 충돌도 발생하는 등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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