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청 신도시 호민지 낚시꾼 쓰레기로 '몸살'

곳곳에 쓰레기 버려져 있고, 심지어 용변을 해결하는 낚시꾼도 있어

호민저수지 주변으로 낚시꾼들이 버리거나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곳곳에 발견됐다. 윤영민 기자
호민저수지 주변으로 낚시꾼들이 버리거나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들이 곳곳에 발견됐다. 윤영민 기자

25일 찾은 경북도청 신도시 내 호민저수지(호민지) 인근은 그야먈로 쓰레기장이었다.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다 컵라면부터 음식물, 부탄가스통, 낚시 관련용품 등이 쌓여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쓰레기 더미들을 따라 저수지 둘레에는 어김없이 낚시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작은 배를 띄어 낚시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도청 신도시 대표 저수지인 호민지가 쓰레기를 함부러 버리는 일부 몰상식한 낚시꾼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안동지사가 관리하는 호민지는 안동시 풍천면 갈전리에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1942년 1월 만들어졌다. 수혜 면적 1.49㎢에 부피 4천672㎥, 총 저수량 46만4천 ㎥ 규모다.

호민지는 낚시금지구역은 아니지만 엄연히 수질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경고문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취재진이 만난 일부 낚시꾼은 이런 경고문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수질 오염에 원인이 되는 떡밥을 뿌리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었고, 심지어 용변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낚시꾼 A(48) 씨는 "자리를 잡은 낚시꾼들은 평일 최소 2시간에서 주말에는 최대 24시간 이상 낚시하는 경우가 많아 1명이 만드는 쓰레기도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문제는 이를 가져가지 않고 아무데나 버리는 낚시꾼들이 적잖았다는 점이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낚시를 마무리하던 한 낚시꾼은 자신이 모은 쓰레기와 음식물, 각종 낚시 용품들을 종량제 봉투와 검은 비닐봉지에 담더니 풀이 우거진 쪽으로 던지기도 했다.

이처럼 풀숲에 버려진 쓰레기는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쓰레기가 잘 보이지 않아 관리당국도 처리를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썪은 음식물 주변으로 날파리들까지 몰려 인근 주민들은 괴롭기만 하다.

주민 B(65) 씨는 "호민지 주변을 걸으며 운동을 하기 위해 자녀들과 저수지를 찾았는데 날파리들이 온 몸에 꼬여서 도망치듯 나온 기억이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관리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 측은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낚시가 불법이 아닌 데다 쓰레기 투척 장면을 현장에서 목격, 단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풍천면과 함께 정화활동을 하고 쓰레기 투척 등 수질오염과 관련한 계도활동을 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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