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란 오늘날 젊은이들의 표현으로는 '시민의 피와 땀', 선인들의 말씀으로는 '백성의 살점(肉)이고 기름(脂)'이다.
1980년대까지 경상감영 선화당(宣化堂) 기둥엔 영조(英祖)가 친필로 써서 내린 주연이 걸려 있었다.
'그대가 사용하는 봉록(예산)은 바로 백성의 살이고 기름이니, 아래 백성이라고 학대하지만 하늘을 속이기는 어려울 걸세.'
이 말은 두말 할 필요 없이 달구벌 선비정신의 토대를 마련한 여말(麗末) 추적(秋糴) 선생의 명심보감에도 나오는 구절이다. 중국 속담에도 '성을 쌓기는 쉽다. 성을 지키자면 백성들이 죽어야 한다'(築城易守城民死)라고 했다.
비록 대구시 예산이 미스매칭·나눠먹기·주먹구구·선심성 예산이라 불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마카 디비자'(모두 다 뒤집자), 이 외침이 메아리 없는 '광야의 외침'이 될지라도 적어도 다음과 같이 예산 편성이 되도록 감시할 것이다.
첫째, 손발이 따로 노는 미스매칭 예산을 이가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 예산으로 변혁하겠다. 아무리 좋은 대통령 선물 보따리이고 국비 예산폭탄이라도 지역 현실과 맞물리지 않으면 한 푼도 편성하지 않는다는 각오다. 더 이상 치적 쌓기로 후손에게 고정운영비를 부담으로 지우지 않겠다. 또한 국책사업은 타당성, 현실성, 미래확장성 등을 매트릭스로 분석해서 유치하도록 할 것이다.
둘째, 대구시 자체 예산을 ▷지렛대 예산 ▷해독제 예산제도 ▷미래 종자 예산으로 집행되도록 하겠다. 2019년 대구시 연간 일반 예산은 약 6조원, 2017년 기준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약 54조원으로 11% 정도가 된다. 즉 대구시 예산은 지역경제에 지렛대 효과를 가진다. 같은 예산이라도 적소 적시에 투입해서 예산 낭비를 제거하고 지역산업에 최소 예산 최대 효과를 도모할 것이다.
또한 위기 때 황금시간을 절대로 놓치지 않고자 특정산업에 직접 투입하는 '헬리콥터 기법'도 감행하겠다. 수요 이상의 과잉 개발, 필요 이상의 초과 투입, 과도한 고정비용 부담을 자초하는 사업, 모태산업과 불협화 국책사업 등은 사전에 방지하도록 해독제 예산제도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 반대로 아무리 사소하고 어려운 산업이라도 미래 먹거리가 된다면 미래 종자 예산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350m 도로를 개설하는 데 6년에 걸쳐 보상을 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대구시 예산 편성 실태이다. 우선순위를 정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완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355억원을 들여 2008년 준공한 달성2차산업단지 소각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가동하지 않아 연간 관리비만 2억8천만원을 낭비하고 있다. 2천836억원을 들여 설립한 대구스타디움은 지나치게 과대 투자해 2018년 기준 연간 주경기장은 이용일수가 61일, 이용자수 15만 명에 불과한 실정으로 대구FC 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가 설립된 이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예산 낭비 사례를 교훈 삼아 대구시에서 다시는 시민들로부터 비난받는 시설물이 건설되지 않도록 견제 및 감시 역할을 철저히 하여 시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곳에 예산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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