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투톱'(당대표·원내대표)이 엇박자를 내면서 당 안팎이 뒤숭숭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4월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서 고초를 겪거나 나름 성과를 낸 인사들에게 '선물 보따리'를 안기려하나 황교안 대표는 내부 분란 소지에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놓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선물 공세가 내년 총선 공천과 연관돼 모처럼 맞은 당내 화합이 깨질 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원내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현역 의원들에게 참여수준에 상응하는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신상필벌'을 통해 확실한 자기 세력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조국 검증 TF' 의원들에게 표창장과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며 조 '전 장관 낙마'를 자축했다. 또한 패스트트랙을 수사받는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공천 심사 시 가산점을 주자는 제안까지 내놨다.
한국당 관계자는 "연말로 임기가 끝나는 나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으려면 의원들에게 줄 당근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그렇다보니 공천 가산점 제안 등 자신의 영역 밖 약속까지 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선당후사 희생정신에 황 대표도 나름의 보상을 하는 것이 순리라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보상이 총선 공천심사와 결부되는 것에 대해서는 꺼리는 분위기다.
형평성 논란이 당내에 확산할 경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로 잡은 정국 주도권마저 놓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내년 총선 공천을 통해 차기 대선가도를 탄탄히 다지고 당 대표로서 자신만의 정치 색깔을 드러내야 하는 황 대표로서는 공천 과정에서 '특별히 배려해야 하는 그룹'을 반길 리 없다. 황 대표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가산점에 대해 생각해 본 바 없다"며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총선 공천은 당 대표가 꾸리는 공천관리위원회가 맡는 것이 기본"이라며 "황 대표로선 나 원내대표의 잇따른 공천 관련 발언이 자신의 권한에 대한 침해라고 생각하고 불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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