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40주기 추도식 열어

장세용 구미시장 초헌관 맡아. 추모객 800여명 참석
더불어민주장 김현권 국회의원, 권영진 대구시장 참석 눈길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 초헌관을 맡아 술잔을 올리고 있다. 구미시 제공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 초헌관을 맡아 술잔을 올리고 있다. 구미시 제공

박정희 전 대통령 40주기 추도식이 26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장세용 구미시장을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자유한국당 백승주·장석춘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국회의원, 권영진 대구시장, 경북도의원, 구미시의원, 시민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추도식에선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장세용 구미시장이 초헌관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장 시장이 박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시장 취임 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 2시간 전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일부 보수단체는 행사장 안팎에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추모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여러 장 내걸기도 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올해는 구미공단 50주년이다. 공단 역사 등을 볼 때,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박 전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을 보수 상징 같은 느낌으로만 봐서 안 된다. 실용주의적, 혁신가적인 면도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장 시장은 또 "지난 50년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온 구미의 오늘은 고인의 선구자적 결단, 구미와 상생해 온 기업들, 노동자들의 헌신 및 시민들의 봉사·노력의 결과"라며 "이는 국가 발전을 최우선에 둔 국가주의적 실용주의자이자 국토개발과 산업화를 이끌며 세상을 끊임없이 바꿔나간 혁신가인 박정희 대통령이 고향에 베푼 큰 선물이었다"고 했다.

그동안 '박정희 대통령 흔적 지우기' 논란을 불러왔던 장 시장이었지만 이날 추도식을 통해 이념 논쟁과 분란을 불식시키고 시민들과 소통하고 통합하려는 노력의 모습이 엿보였다.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전병용 기자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전병용 기자

장 시장의 추도식 참석을 두고 추도객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 보수단체는 장 시장의 추도식 참석을 곱지 않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행사장 인근에 장 시장을 성토하는 내용의 현수막도 내걸었다.

현수막엔 '위대한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를 장군이라 칭송해 야사를 역사로 바꾸려는 구미시장 장세용은 각성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쓰여 있었다.

장 시장은 지난 5월 4일 구미시 선산읍 승격 4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을 '장군'이라고 칭해 보수단체의 반발을 샀다.

또 장 시장이 추도사 중 '박정희 대통령님의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는 우리 세대가 아닌 후대의 몫이자 역사의 몫'이라고 하자 일부 추모객은 "왜 그걸 우리가 평가하지 못하느냐", "XX하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항의하기도 했다.

26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0주기 추도식에 800여명의 추모객이 참석했다. 구미시 제공
26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40주기 추도식에 800여명의 추모객이 참석했다. 구미시 제공

반면 민주당 소속 장 시장과 김현권 의원이 이날 추도식에 참여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추모객도 있었다.

한 추모객은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대한민국 산업화에 기여한 박 전 대통령 추도식에 아예 참석하지 않는 것보다 구미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게 훨씬 보기 좋았다"면서 "장 시장이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를 떠나 시민과 소통하고 화합하려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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