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벌떼야구가 (준)플레이오프(vs SK·LG)에서는 빛을 발했으나, 한국시리즈(vs 두산)에서는 빛을 바랬다.
벌떼 불펜은 5~10명의 구원투수들이 나와 각자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했을 때는 위력을 발휘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키움의 벌떼야구는 LG(트윈스)·SK(와이번즈)에겐 통했지만, 두산(베어스)에겐 먹히지 않았다. 경기결과가 극명하게 보여줬다.
키움은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 하는 동안 불펜이 철벽을 자랑했지만 두산에겐 역전의 빌미를 줬을 뿐 아니라 감독, 투수코치진 그리고 선수들마저 멘붕(멘탈 붕괴)으로 몰고 갔다.
26일 4차전에서는 11명의 투수(최원태-이승호-양현-김동준-안우진-김상수-이영준-조상우-윤영삼-브리검-오주원)를 마운드에 올려 KBO리그 최다 불펜 기록까지 세웠다.
키움의 벌떼 불펜은 포스트시즌 내내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여줬다.
안우진-양현-한현희-김상수-조상우-오주원 등으로 이어지는 불펜 라인업은 경기 중·후반에 다양한 작전(1회 또는 한 타자만 승부)으로 상대팀 타선을 무력화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
실제 키움은 포스트시즌 6경기에 40번의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경기당 평균 6번 내지 7번으로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고 수치다.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무려 10명의 투수를 내세워 한 경기 최다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불펜이 선발보다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1.39로 상대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불펜 에이스' 조상우의 평균자책점 '0'(미스터 제로).

하지만 벌떼야구의 함정(치명적 단점)은 무너질 때, 대책이 없다는 점을 한국시리즈에서 드러냈다.
1차전은 마무리 투수 오주원이 6대6 동점에서 나와 패전투수가 됐다. 2,4차전에서는 불펜진이 대역전패의 단초를 제공했다.
2차전은 9회초까지 5대3으로 앞선 상황에서, 9회말에 3점을 내주며 주저앉고 말았다.
패전투수는 한현희. 4차전도 8대3까지 리드하고 있는 경기를 지키지 못했다. 장정석 감독과 투수 코치진이 상의해서, 마운드에 올리는 투수마다 제 역할은 커녕 더 큰 위기를 자초했다.
키움의 내·외야진까지 볼넷, 폭투, 몸에 맞는 공, 안타 등 흔들리는 불펜진을 지켜보면서 사기는 급전직하했다. 벌떼야구가 먹히지 않을 때, 팀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한편, 올 시즌 가을야구를 통해 선발 에이스를 마무리 또는 불펜으로 기용하는 것 역시 원 포인트 릴리프(구원)로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LA다저스의 영원한 선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NLCS에서 그랬고 키움의 에이스 브리검 역시 KS 4차전 패전투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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