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잘 맞춰 서시고요. 조금만 더 힘냅시다."
전날보다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했던 27일. 곳곳에 흩어져 연탄을 배달하던 경북기계공고 대구동문회(회장 최광용) 봉사단원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이날 오후 경북기계공고 동문회원 200명과 재학생 100명 등 300명은 대구 서구 비산2·3동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43가구에 연탄 1만3천장을 배달했다.
이날 한 가구에 배달된 연탄은 300~400장 정도. 겨울철 하루를 따뜻하게 나는데 최소한 3장의 연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3개월은 넉넉히 쓸 수 있는 양이다.
텅 빈 연탄광에 차곡차곡 쌓이는 연탄을 바라보던 채점순(87) 할머니는 "전기장판 한 장으로 한겨울을 나야 하나 걱정했는데 따뜻한 겨울이 될 것 같다"며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쉴 틈 없이 밀려오는 3.65㎏의 연탄이 야속할 법도 하지만 봉사원들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경북기계공고 재학생 김근우(18) 군은 "처음 해보는데 보람차고 재미있다"며 "우리 '킹북공고'(경북기계공고를 왕에 비유) 학생들은 봉사정신이 투철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경북기계공고 동문회의 연탄나눔은 지난 2017년 시작해 올해로 3번째다. 지난 2017년 6천장으로 시작해 지난해 1만장 등 매년 기부 양이 늘고 있다. 동문회는 내년에는 1만5천장까지 연탄을 늘릴 계획이다.
최광용 대구동문회장은 "주변 이웃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뒷정리까지 모두 깔끔하게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흉내만 내는 봉사보다는 내 손으로 직접 마무리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강태룡 비산2·3동 행정복지센터 동장은 "경북기계공고의 연탄 기부에 주민 반응이 너무 좋다"며 "직접 연탄을 나르는 일이 고되기도 할 텐데 매년 배달량이 늘어감에도 즐겁게 배달을 해주셔서 든든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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