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입전형 중 진로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고 교과와 연계된 활동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유일하다. 고교학점제가 안착하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학종이 가장 연결성이 높은 전형이라고 하는 이유다.
여기선 학종과 지역 대학의 연계성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2020학년도를 기준으로 정부 사업비를 받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지역거점대학의 학종 선발비율을 알아봤다.
서울대는 전체 신입생 3천312명의 78.8%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수시는 100% 학종으로 선발한다. 고려대는 신입생 3천799명의 68.3%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수시 학종 비율은 82.6%다. 연세대는 신입생 3천433명의 32.0%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수시 학종비율은 48.0%. 이들 세 대학의 학종 선발 비율을 종합하면 전체 신입생 대비 평균 선발비율은 59.7%, 수시 선발 평균 비율은 76.9%에 이른다.

부산대는 신입생의 19.0%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수시 학종 비율은 28.6%다. 경상대는 신입생의 39.2%를 학종으로 선발하고, 수시 학종 비율은 50.9%다. 충남대는 신입생의 20.8%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수시 학종 비율은 31.1%. 충북대는 신입생의 29.6%를 학종으로 선발하고, 수시 학종 비율은 41.5%다.
전남대는 신입생의 26.7%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수시 학종 비율은 37.0%다. 전북대는 신입생의 21.0%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수시 학종 비율은 31.7%. 강원대(춘천)는 신입생의 22.9%를 학종으로 선발하고, 수시 학종 비율은 32.9%다. 제주대는 신입생의 25.6%를 학종으로 선발한다. 수시 학종 비율은 25.6%이다.

그러나 2020학년도를 기준으로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서 입학생 3천명 이상인 대표 5개 대학의 전형비율을 보면 학종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경북대는 입학생(4천961명) 대비 학종 비율이 18.5%(정원내)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학생부교과전형(이하 교과전형)은 35.1%, 정시는 33.5%에 이른다.
경북대는 '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 대학이고 지역거점대다. 그 때문에 경북대 입학전형을 참고해 다른 대학이 전형을 설계한다는 것은 이미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학종 비율이 낮다.
계명대는 입학생(4천607명) 대비 학종 비율이 23.2%다. 반면에 교과전형은 43.4%이고, 정시는 20.0%이다. 특히 계명대는 '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 7년 연속 선정대학으로 사업비가 11억 9900만원으로 지역에선 가장 많다. 하지만 학종 비율은 20%남짓에 불과하다.
영남대는 입학생(4천552명) 대비 학종 비율이 12.4%에 그친다. 반면 교과전형은 67.4%, 정시는 18.8%를 보여 교과전형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대구대는 입학생(4천593명) 대비 학종 비율이 19.2%에 불과하다. 교과전형은 58.8%, 정시는 11.2%로 교과전형 비율이 높다. 대구대도 '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에 해당된다.
대구가톨릭대는 입학생(3천16명) 대비 학종 비율이 18.9%이다. 교과전형은 62.7%이고, 정시는 11.3%로 교과전형 비율이 높다.
지역 5개 대학을 종합하면 학종 비율이 상대적으로 교과전형, 수능전형보다 낮다. 특히 '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비'를 지원받는 3개 대학조차도 학종 비율이 약 19%내외로 높지 않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학종 평균 비율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지역거점대학 중 경북대가 전체인원 대비 최하위라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교과전형과 수능전형 위주인 지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선 많은 학생이 내신과 수능 공부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다수 일반고 교육과정은 여전히 수능 중심 교육과정과 우수학생 내신관리를 위한 교육과정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고교는 형식과 실제가 다른 교육과정을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우리나라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다. 절대평가가 전제되므로 교과전형은 무의미해진다. 따라서 제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려면 학종과의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역 대학의 학종 선발 비율도 지금보다 높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미래 교육 발전을 위해 지역대학이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류영철 대구시교육청 대구미래교육연구원 교육정책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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