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개마을을 감싸고 북풍의 찬바람을 막는 병풍 역할의 마을 뒤의 영취산(靈鷲山)은 이름처럼 신령스런 전설을 간직한 절을 품고 있다. 신라 애장왕은 아들이 눈이 멀자 '수리가 날아가 앉는 곳의 물로 씻으면 낫는다'는 말을 따랐더니 아들이 빛을 다시 찾아 802년 절을 지어 감사를 표했다. 영험한 샘물이 솟는 옥류정(玉流井)이 있는 절은 감응사(感應寺)로 불렸다. 영취산 감응사 사연은 가야산 해인사가 애장왕 부인 병을 낫게 하여 802년 지은 전설과 함께 쌍벽이다.
이런 전설 때문일까. 감응사는 한개마을 젊은이 공부방이 됐다. 이진상도 드나들었고 소과를 통과했으나 대과를 넘지 못해 대신 학문의 길을 선택, 근세 유학 3대가의 대학자가 됐다. 감응사는 공부터로는 좋았지만 학동에겐 힘들어 집과 어머니를 그리워했을 법하다. 이원조가 그랬는데, 어머니 뵈러 하산했다 아버지 꾸지람에 분발해 급제를 했으며, 한개마을이 민속마을로 지정되기 전 한때 고시원을 만들려다 여의치 않아 대신 요사채로 쓰인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곽차순 관광해설사는 전했다. 정인열 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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