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조선시대 관리들의 명단인 '선생안'(先生案)이 보물로 지정됐다. 선생안이 보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고려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600여년 간 경북 경주부(慶州府)에 부임한 관리 명단을 적은 '경주부사선생안'(慶州府司先生案)과 또 다른 관리 명단인 '경상도영주제명기'(慶尙道營主題名記), 불교 경전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大乘法界無差別論)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선생안은 조선시대 각 기관이 전임 관원의 성명·관직명·출생시기·본관 등을 기록한 책이다. '선생'이란 이를 작성한 현임 관원보다 전임자라는 의미다.
선생안은 국공립 기관과 서원·향교 등에 약 150건이 남아 있는데, 해당 관청의 행정과 인사(人事), 인물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보물 제2038호 경주부사선생안은 1523년(중종 18년) 경주부의 호장(戶長) 김다경이 고려시대 선생안 '경주사수호장행안'(慶州司首戶長行案)을 바탕으로 편찬한 구안(舊案)과, 1741년(영조 17년) 이정신 등이 작성해 1910년까지 부임한 경주 부사를 추가로 기록한 신안(新案) 등 2종 2책이다.
보물 제2039호로 지정된 경상도영주제명기 역시 고려~조선시대 관찰사 명단을 수록한 선생안이다. 1078년(고려 문종 32년)부터 부임한 역대 경상도 관찰사 명단을 조선 초기 문신 하연이 1426년(세종 8년) 처음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몇 차례 기록을 추가해 완성했다.
경주부사선생안과 경상도영주제명기는 모두 작성 시기가 이르고 완결성을 갖춰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경주부사선생안은 여러 지역에서 내려오는 선생안 가운데 가장 오래됐고 조선왕조 의궤(儀軌)에 버금가는 표지 외관과 크기 등 보존상태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보물 제2040호 재조본 대승법계무차별론은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이 1244년(고려 고종 31년) 목판으로 완성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찍은 책이다. 상태가 양호하고 재조본 중에는 드물게 병풍처럼 펼쳐 보는 절첩(折帖) 형태로 제작된 게 특징이다. 제작 당시 먹과 종이, 도서 유통 등을 알려주는 자료여서 불교사와 서지학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점이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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