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내년 고3부터 무상급식…2022년 전면 시행

애초 2021년 실시 계획 뒤집고 학부모·시민사회 비판 여론 수렴
2020년 3학년, 2021년 2학년, 2022년 1학년으로 확대
지자체 50%-교육청 50% 분담

31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고등학교 무상급식 협약식에서 (왼쪽부터)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권영진 대구시장,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류한국 대구시 구청장·군수협의회장이 공동발표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내년부터 대구도 단계별 고등학교 무상급식에 들어간다. 애초 열악한 재정 여건을 이유로 무상급식에 난색을 표했던 대구시가 시민사회 여론을 감안해 전격 실시로 돌아선 것이다.

대구시와 대구교육청, 대구시의회 및 8개 구·군은 31일 2022년까지 고교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는데 합의하고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2020년 새 학기 고교 3학년 2만2천여명을 시작으로 2021년 2학년, 2022년 1학년으로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실시 예산은 대구시 40%, 대구시교육청 50%, 구․군 10% 비율로 분담하되 구·군의 어려운 재정 여건을 감안, 2020년에 한해 대구시가 45%, 대구시교육청이 55%를 부담한다.

내년 고교 3학년 무상급식 소요 예산은 대구시 69억원, 교육청 85억원 등 모두 154억원이다.

그동안 대구는 2017년 초등학교 4~6학년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2018년 초등학교 전체 무상급식에 이어 올해 중학교 전체 무상급식을 시행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2022년도부터는 초·중·고교 전학생이 무상급식을 제공받게 됐다.

대구시는 애초 고교 무상급식을 2021년부터 단계로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전국에서 유일하게 내년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학부모, 시민단체, 정치권 등의 비판 여론과 실시 요청에 따라 시기를 앞당겼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고등학교 무상급식에 대한 취지는 공감함에도 시 재정상황의 어려움으로 결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심이 있었다"며 "지방세법 개정안 통과에 따른 지방소비세 이양 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다른 세수 확보에 실패하면 예비비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또 "앞으로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한 건강한 급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 잠시라도 시민들에게 혼란과 근심을 드려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권영진 시장의 고교 무상급식 실시 약속을 환영한다. 정책이 뒤로 가지 않도록 조례로 제도화하고 로드맵과 예산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