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출곤강(玉出崑岡·중국 곤강산에서 나오는 옥)이라한들, 뫼(산)마다 옥이 나며/ 산해진미(山海珍味·맛있는 음식)라한들, 나물 고기 다 먹으랴/ 서원에는 글이 있고, 정신이 있어야지/ 원리가 살아 있는, 옥산서원 최고로다.'
최근 경주 안강에 있는 옥산서원에서는 지난 7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한 흥미로운 체험 행사가 열렸다. 특히 이날 백미는 조선조에서 실시한 과거제도의 '관제(官製) 장원(壯元)'에 빗댄 '사제(私製) 장원' 선발이다.
평소 고향을 아끼는 북경주(강동·안강·천북·현곡) 출신 출향인들이 모여 만든 '남석회' 회원 부부 60명이 겨뤄 이날 즉석 사제 장원 뽑기 글짓기에서 최고 작품상인 장원 작품은 전직 공무원인 최윤섭 회원의 글이 차지했다.
특히 이날 옥산서원에서는 이례적으로 장원 당선 작품을 옥산서원의 방명록인 심원록(尋院錄)에도 실어 보관하기로 결정해 돋보였다. 이런 옥산서원의 조치와 민간 친목단체 행사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먼저 지난 7월 결정된 대구경북 5개 등 전국 9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서원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만한 가치가 다양함을 보여준 점이다. 그냥 둘러보는 차원을 넘어 관광의 맛과 멋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9개 서원마다 특색인 만큼 서원 고유의 가치를 살린 이런 행사는 관광객 발길을 끌 만하다.
또 있다. 수많은 출향인 모임 회원들의 고향 사랑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자체는 출향인 단체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만큼 이들을 고향 발전의 힘으로 삼으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특히 과거 문화관광부의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에서 전국 시·도 가운데 대구경북은 '애향형'이 전국 최고 비율(43.9%)로 광주·전남(42.5%)과 비슷했다. 그만큼 대구경북인은 고향을 아낀다는 뜻이니 출향 대구경북인의 고향 나들이 발길을 당기고 수준을 올릴 수 있는 이번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남석회 김경룡 유사의 "밋밋한 나들이보다 고향 문화를 좀 더 알 수 있는 체험 기회였다"는 뒷평가는 그럴 만하다. 대구경북 5곳 서원을 통한 밋밋하지 않은 고향 문화체험에서 나올 또 다른 사제 장원 작품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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