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섬광탄 터뜨리고 항공기 진입"…대구공항 대테러 훈련

피랍 여객기 유도·특공대 진입까지 착착
20개 기관 150명 인원 투입돼 실전처럼

1일 오후 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열린
1일 오후 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열린 '항공기 사고 수습 및 대테러 종합훈련'에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테러범을 진압한 뒤 비행기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일 오후 3시쯤 대구국제공항에 착륙한 여객기에서 별안간 큰 폭발음이 들렸다. 동해에서 피랍돼 러시아로 가려다 "연료 부족으로 대구공항에서 급유 후 보내주겠다"는 관제사의 유도에 따라 착륙한 여객기였다.

인질을 끌고 입구에 나타난 테러범들은 플라스틱 총을 쏘고 폭탄을 던지며 저항하기 시작했다. 출동한 군 병력과 경찰특공대가 여객기를 포위하고 대치에 들어갔다.

경찰이 협상 전문가를 투입했지만 흥분한 테러범들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라"고 요구하며 인질을 사살했고, 상황은 위기에 빠졌다.

강행돌파를 택한 경찰특공대는 테러범들의 눈을 피해 항공기 입구까지 접근한 뒤 섬광탄을 터뜨리고 항공기로 진입했다.

숙련된 특공대원들의 작전에 테러범들은 금새 진압됐다. 테러범들이 남겨둔 폭발물이 폭발해 항공기에 붙은 불은 빠르게 출동한 대구 동부소방서 소방관들에 의해 꺼졌다. 억류돼 있던 승객들은 구출됐고, 부상자와 사망자는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됐다. 완벽한 '작전 성공'이었다.

1일 오후 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열린 2019년도 대구국제공항 항공기 사고수습 및 대테러 종합훈련에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테러범을 진압 후 계류장으로 나오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일 오후 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열린 2019년도 대구국제공항 항공기 사고수습 및 대테러 종합훈련에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테러범을 진압 후 계류장으로 나오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이는 실제상황이 아니라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가 1일 대구공항에서 민·관·군 합동으로 벌인 '항공기 사고 수습 및 대테러 종합훈련' 모습이다. 이번 실전 훈련에는 공군 제11전투비행단과 국토교통부 항공교통본부, 대구·경북경찰청, 대구소방본부를 비롯해 20개 기관 및 업체에서 150여명의 인원과 28대의 장비를 동원했다.

훈련은 관제탑이 피랍을 인지한 시점부터 실전처럼 진행됐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즉시 유관기관에 통보해 국무총리 지휘를 받는 컨트롤 타워를 꾸렸고, 전국 최초로 공항당국과 국토부 항공교통본부의 연계가 진행돼 유기적인 상황 조치 연습도 이뤄졌다.

안전하게 폐쇄된 조종실에서 조종사들은 관제탑과 소통해 테러범들을 설득했다. 착륙을 유도한 뒤 경찰특공대의 진입과 화재 진압까지 컨트롤 타워의 면밀한 상황 통제 아래서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는 훈련도 진행됐다.

애초 인천과 김해 등 대규모 공항에서만 이뤄지던 이번 훈련은 지난 2017년부터 이용객이 폭증한 대구공항에서도 매년 실시되고 있다.

1일 오후 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열린 2019년도 대구국제공항 항공기 사고수습 및 대테러 종합훈련에서 항공기 화재진화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일 오후 대구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열린 2019년도 대구국제공항 항공기 사고수습 및 대테러 종합훈련에서 항공기 화재진화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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