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과 사망률이 높아 조선시대 공포의 질병이었던 마마. 즉 천연두의 증상과 치료법을 담은 희귀한 의료서인 '보적신방'(保赤神方)이 안동에서 발견됐다.
지금까지 천연두에 대한 이론을 담은 고서적이 종종 발견됐지만,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얻은 임상결과까지 담은 의서는 드물어 학계의 관심이 높다. 보적신방은 마마의 원인과 예방법, 해독법 등을 명료하게 설명해 놓았다.
한국국학진흥원은 1일 안동 임하 금포고택이 기탁한 의료 관련 50여점을 비롯한 한국학 자료 543점 가운데서 '보적신방'을 발견해 공개했다.
책 이름 '보적'(保赤)은 중국 유학경전 서경(書經)에 '갓난아이를 보호하듯'이란 구절을 인용해 제목으로 삼았다. 자기 자식을 키울 때 정성을 다하듯 의술을 베풀 때도 마음을 다 기울여야 한다는 존애(存愛) 뜻이 담겼다.

'신방'(神方)은 신비한 처방 , 신기한 방법이란 뜻으로 의서 이름에 자주 쓰인다.
보적신방 첫머리에는 1806년에 퇴계학파 관료학자 권방(1740∼1808)이 쓴 서문이 붙어 있다. 권방은 서문에서 "갓난아이를 돌보듯 하면 병은 자연히 치료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보적신방 저자는 변광원으로 본관은 밀양, 자는 여정, 호는 요산이다. 아버지 변중관은 전의감정, 변광원도 전의감 직장을 지냈다. 가증상학을 계승한 변광원은 한의학 이론에 정통해 자기 호를 딴 요산신방(樂山神方)을 지어 만병을 치료하는 바탕으로 삼았다.
그는 이 책에서 당대에 이미 일가를 이룬 명의로서 의원이 지녀야 할 최고 덕목인 존애 정신에 기초해 마마에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마마에 걸리더라도 부족한 정기를 보충하고 질병 기운을 감소하면 몸이 조화를 이뤄 병이 스스로 물러난다고 생각했다.
국학진흥원은 보적신방 가치를 우선 마마 치료에 이론적 연구와 일상에 직접 활용한 처방이 조화를 이루며 합리적으로 제시한 점을 든다.
또 생명을 중시하는 활인(活人) 정신과 사물을 구제하려는 존애 인식이 책 곳곳에 묻어나고 권방의 서문 자체가 한의학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임노직 한국국학진흥원 자료부장은 "마마에 시달리며 죽어가는 민초들 비참한 삶을 본 변광원은 활인과 존애 정신으로 치료법을 보적신방에 담았다"며 "병이 들기 전에 예방할 것을 강조하며 심신 조화를 치료에 기본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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