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9시 33분 발생한 독도 해상 소방헬기 추락으로 7명의 탑승자가 숨지거나 실종된 사건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사고로 심야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출발, 울릉도를 거쳐 독도에서 손가락 절단 환자를 대구의 병원으로 이송해 수술과 치료를 받게 하려는 일념은 물거품이 됐다. 헬기에 탄 기장을 포함한 소방대원 5명, 환자와 보호자까지 사망 또는 실종되고 말았다. 이런 참사가 안타깝기만 하다.
해양경찰청과 행정 당국은 한밤 긴급 출동에 나섰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들의 헌신적 활동이 헛되지 않게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먼저 당국은 3일 현재까지 수습된 2구의 시신 외에 아직 남은 탑승자 수색에 만전을 기해 애타는 가족들의 슬픔을 달래고 안심시켜야 한다. 물론 수색 과정에서 또 다른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주의도 필요하다. 또한 원만한 사고 수습을 위한 후속 절차의 차질 없는 진행에도 신경을 쏟아야 한다.
당국은 무엇보다 이번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 이미 사고 헬기와 같은 기종이 2016년 4월 노르웨이 해상에서 떨어져 탑승자 13명 전원이 죽는 일이 발생하자 유럽항공안전청은 같은 해 6월 해당 기종 헬기의 운항금지 조치를 내린 사례가 있다. 게다가 한국은 이 사고 한 달 전인 2016년 3월에 같은 기종 헬기를 도입, 중앙119구조본부 영남항공대에 배치했다. 기체 결함 등 여러 갈래 사고 원인의 규명과 대책이 더욱 필요하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경북소방본부 소속 헬기 2대 가운데 1대는 아예 야간 운행이 불가능한 만큼 이에 대한 점검과 조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날 경북본부 헬기 2대 가운데 야간 이동이 가능한 다른 1대는 정기 점검 중이어서 출동할 수 없어 경북본부는 2대 헬기로도 응급에 대처할 수 없는 문제가 드러났다. 이번 같은 응급 상황이 동시 여럿이면 속수무책일 수 있다. 긴급 상황 발생은 어쩔 수 없겠지만 사고만큼은 이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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