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재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탄핵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앞서는 등 여러모로 곤궁한 처지이지만, 미국 유권자들의 찬반 지지가 극명하게 양분화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이 근거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선을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자신 있다"고 한 뒤 "우리는 여론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조사 이후 탄핵 찬성론이 절반에 육박하고 민주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뒤지는 결과가 빈번하지만, 역설적으로 여론조사를 토대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선 전 1년을 맞아 이날 공개된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달리 해석할 부분도 있다. 미 NBC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7~30일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하느냐는 질문에 찬성 49%, 반대 46%로 나타났다. 폭스뉴스의 지난달 27~30일 조사에서는 찬성 49%, 반대 41%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지 정당별로 극심한 찬반 양극화 현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NBC-WSJ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88%가 탄핵에 찬성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의 90%는 탄핵에 반대해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폭스뉴스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 86%가 탄핵에 찬성하고 공화당 지지층은 87%가 반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간 공화당 지지층의 국정 지지율은 평균 86%였으며, 79%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평균 7%에 불과했다.
하원이 탄핵 소추안을 처리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부결시킬 가능성이 높음을 감안하면 탄핵 추진은 아이러니하게 공화당 지지층의 결속을 강화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탄핵 추진을 기존 지지층의 결속을 다지면서 동시에서 무당파의 지지를 얻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표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론 분열 비판에도 불구하고 피아를 확실히 구분하는 선거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AP는 "역대 어떤 대통령도 여론조사에서 이렇게 깊고 일관된 당파적 양극화에 직면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캠프는 무당파와 중도 성향 민주당 지지층을 설득하기보다는 2016년 대선 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트럼프 지지자를 찾아내 투표장으로 이끄는 것이 더 낫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샤이 트럼프' 공략이 주된 선거전략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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