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도경비대 "고무보트 외 구조장비가 전혀 없다"

독도경비하는 업무가 핵심…헬기 사고에 대원들도 큰 충격

3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의 탑승자 등에 대한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소방헬기의 탑승자 등에 대한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독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 사고 당시 최초 상황을 목격한 경북경찰청 독도경비대가 신속한 구조에 나서지 못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독도경비대는 독도 경비에 필요한 기능만 있을 뿐 구조와 관련된 장비 등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경북경찰의 얘기다. 독도경비대는 문자 그대로 경비 업무를 맡는 곳이어서 구조 기능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경북경찰청은 1954년 독도경비 업무를 맡은 이래 1996년 울릉경비대를 창설, 독도경비대에 24시간 상시로 경력을 배치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8시 50분쯤 선원 손가락이 절단됐다는 신고를 접수해 119에 전달한것도 독도경비대였다. 이후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EC225 헬기가 울릉도를 경유, 독도 헬기장에 도착해 환자를 싣고 오후 11시 26분쯤 이륙했지만 2~3분 후 추락하고 말았다.

사고를 목격한 독도경비대는 급박하게 움직였다. 119에 신고한 뒤 해경과 해군 등 관련 기관에 사고 사실을 알렸고, 8인승 고무보트를 띄워 추락 현장 주변에 있을 생존자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생존자를 구조하지는 못했다. 독도경비대에는 구조 전문 인력도 없을 뿐더러 파고가 높은 동해 망망대해에서 야간에 고무보트만 의지해 먼 바다로 무작정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무보트는 독도경비대가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해경은 사고 직후 헬기 8대와 함정 6척을 현장에 급파했고 해군도 함정 5척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펼쳤다. 공군은 조명탄을 지원했다.

그러나 정확한 추락 지점이 특정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독도경비대는 헬기가 날아간 방향을 추정, 정확한 추락 지점을 찾기 위해 당시 우연히 헬기를 촬영한 KBS 직원에게 영상 공유를 요청했지만 일부만 제공받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후 독도경비대는 건물 주변은 물론 헬기장을 비추는 여러 CCTV 영상도 돌려봤지만 사고 직전 헬기의 모습이 포착된 장면은 찾지 못했다.

경북경찰 한 관계자는 "이 사건이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로 이어지면서 대원들 사기가 크게 저하된 상황"이라며 "20대 초반 나이에 의무경찰로 복무 중인 다수의 대원 심리가 걱정돼 사태가 마무리되는대로 상담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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