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장대호(38)에게 1심 법원이 5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전국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501호 법정에서 선고 공판을 열고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대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을 내리면서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이미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 우리나라의 사법 현실을 언급하며, 장대호에 대한 가석방이 결코 허용될 수 없다는 의견을 따로 명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최소한의 후회나 죄책감도 없이 이미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한계를 벗어나 추후 그 어떤 진심 어린 참회가 있더라도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다"며 "무기징역형이 피고인의 숨이 멎는 날까지 철저하게 집행되는 것만이 죗값을 뉘우치게 하고, 피해자의 원혼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에 따르면 피해자는 임신 중인 배우자와 5살 아들을 남겨두고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으며, 유족 측은 극형을 내려줄 것을 수차례 탄원했다. 반면, 장대호는 선고가 내려지는 내내 고개를 뻣뻣이 든 채로 일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장대호는 지난 8월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32)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훼손한 시신을 같은 달 12일 새벽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5차례에 걸쳐 한강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장대호는 피해자가 반말하며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시신 유기 당일 오전 9시 15분께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부근에서 한강사업본부 직원이 몸통만 있는 시신을 발견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인근 수색을 통해 시신의 팔 부위와 머리 등도 추가로 발견돼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됐고,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장대호는 지난 8월 17일 새벽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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