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 지질자원연구원 압수수색…포항지진 수사 신호탄

지열발전과 관련된 전반적인 정보 제공한 지질자원연구원에서 시작

포항지열발전소 운영과 관련된 기초지식, 위험성 등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범죄수사부는 5일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심지층연구센터와 포항지열발전, 사업 주관사 넥스지오 등을 압수수색했다.

넥스지오는 포항지열발전 사업 컨소시엄을 주관한 업체고, 포항지열발전은 넥스지오의 자회사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지열발전 사업 기록과 포항지진을 전후한 관측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열발전으로 포항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사업을 강행했는지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이번 검찰 수사와 관련, 포항지진공동연구단 등 관계자들은 "2017년 포항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에서 촉발됐다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수사의 시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했다.

이들은 "한국지질자원연구소의 핵심 연구원이 정부가 발표한 포항지진의 원인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는데, 이에 대해 학자들의 의문이 컸다"며 "이런 이유로 관련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정부조사연구단은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 때문에 촉발됐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 3월 발표했다.

이에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 3월 29일 '포항지열발전 등이 발전소 입지 선정 당시 활성단층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고 관련 기관들의 대응도 미흡했다'며 윤운상 넥스지오 대표와 박정훈 포항지열발전 대표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어 지난 9월 19일에도 넥스지오 대표와 서울대 교수, 산업자원부 관계자 등을 포항지청에 고발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 관계자는 "늦은 감이 있지만 검찰 수사를 환영하고 지지한다. 고발을 접수하고도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에 나서지 않아 검찰을 직무 유기로 고소하려고 했다"며 "지금이라도 포항에 지진을 촉발하게 만든 이들을 철저하게 수사해 엄중하게 처벌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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