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총선 다가오자 또…한국당 물갈이 표적된 TK 정치권

중앙당의 필요에 따라 대구경북 공천판 흔드는 관행 사라져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두번째)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두번째)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진의 용퇴, 험지 출마, 대폭 물갈이 등 대구경북(TK) 정치권을 향한 쇄신 요구가 자유한국당 내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핵'으로 주장되고 있으나 지역 정치인들은 전략적 대응은커녕 제대로 반발도 못하고 있다.

역외 정치권이 TK 정치권을 '구태' '혁신대상'으로 내몰고 있으나, 정작 지역 정치인들은 자신을 방어할 체력도, 자신들을 뽑아준 유권자들을 위한 항변조차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역 정치권 흔들기 시도가 위기 때도 보수를 지켜온 '텃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반발하지만, 많은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인과응보"라며 TK 정치권의 진정한 쇄신을 주장한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영남권·강남3구 중진 용퇴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영남권·강남3구 중진 용퇴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지난 5일 총선을 앞두고 당의 혁신을 주장하면서 "영남권, 서울 강남 3구 등 3선 이상 선배 의원님들께서는 정치에서 용퇴를 하시든가 당의 결정에 따라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해 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역 정치권은 TK 정치의 고유성을 무시한 발언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TK는 지역민의 선택에 따라 대표를 구성할 권리가 있다"며 "중앙당의 필요 또는 특정 정치인이 선명성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쏟아지는 일방적인 영남권 물갈이 주장은 그동안 한국당을 지지해 온 대구경북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져온 당의 공천농단으로 다수의 초선의원을 양산하면서 지역의 정치력이 극도로 쇠약해졌다는 평가와 궤를 같이한다.

그럼에도 이같은 당의 핵심지역 홀대는 지역 국회의원의 경쟁력 부족 등이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수도권 한 의원은 "공천권자에게 줄을 대 총선 직전 공천을 받은 낙하산 후보가 어렵지 않게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하는 사례가 줄어들지 않으면 대구경북에 대한 중앙당의 시선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와 지역구 관리에만 골몰하는 의원들의 태도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오피니언 리더는 "TK 정치인들은 공천 국면에서 지역 민심을 대변할 당 지도부급 인사를 배출하지 못했고 중앙당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을 지역인재를 키우지 못했다는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중앙당에서 목소리를 못내는 지역의 다선 의원들을 보면 물갈이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되면 TK 정치권의 힘이 더 떨어질 것 같아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심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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