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경고음이 울렸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4개 주(州) 지방선거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텃밭에서 '망신'을 당하고 경합주에서 참패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승리가 예상된 켄터키 주지사 선거 결과다. 6일 현재 집계 결과 민주당 앤디 베셔 후보가 49.2%를 득표해 공화당 매트 베빈 현 주지사(48.8%)를 접전 끝에 따돌린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켄터키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때 30%포인트의 큰 격차로 이긴 곳이자, 이번에도 선거 전날 저녁 직접 유세에 나서 '민주당 심판'을 외친 곳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뼈아픈 부분이다.
경합주인 '스윙 스테이트'로 분류되며 큰 관심을 받은 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이 주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민주당이 이곳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26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뉴저지 하원 선거와 미시시피 주지사 선거는 당초 예상대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같은 결과는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민주당의 탄핵 조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재선 채비로 들어가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켄터키와 버지니아 교외지역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했는데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행보를 복잡하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라고 단정하긴 어려운 측면도 있다. 버지니아는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부지역 주 중에 유일하게 패배를 안겨준 곳이었다. 특히 켄터키 주지사 선거의 공화당 베빈 후보는 전국 주지사 중 인기가 최하위권일 정도로 애초부터 후보 경쟁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켄터키 선거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이 베빈 후보를 거부한 것이지, 공화당을 거부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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