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에서 12명의 사상자를 낸 문중 시제 방화 사건은 종중 재산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종중원에게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불인 가해자 A(80) 씨는 과거 종중 재산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8개월간 복역한 후 출소해 종중원들과 지속해서 대립각을 세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종중의 감사 및 종무위원을 지낸 A씨는 2009년 9월 종중 위임을 받아 종중 땅 1만여㎡를 2억5천여만원에 민간개발업자에게 팔았고, 개발업자는 매매 잔금을 8차례에 나눠 A씨 개인 통장으로 입금했다. A씨는 받은 돈 1억2천여만원을 개인 생활비 등으로 썼고, 뒤늦게 이를 안 종중은 검찰에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종중을 위해 1억 1천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A씨가 공탁통지서에 자신의 주소지를 적어 종중이 공탁금을 수령하지 못하게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고, A씨는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뒤 2016년 12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수감생활을 했다.
출소 후 종중과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했던 A씨는 깊은 앙금이 쌓였고, 종중원들과 번번이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시제 중 발생한 방화 사건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한 목격자는 "종중원들이 절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A씨가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며 "그는 종중 재산 관련 문제로 평소 종중원들과 갈등을 빚었다"고 전했다.
A씨가 함께 절을 하다가 갑자기 일어나 범행을 벌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진천군 초평면 야산에서 시제를 진행하던 종중원에게 시너로 추정되는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 불로 종중원 1명이 화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부상자 10명(중상 5명, 경상 5명)이 화상을 입고 도내 화상 전문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음독해 청주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회복하는 대로 범행 동기와 계획 범행인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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