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상도 '아재 아미'의 BTS 관람기 "세계의 영웅 재확인"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26∼27일)과 29일 사흘에 걸쳐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26∼27일)과 29일 사흘에 걸쳐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 피날레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주말 콘서트 모습.연합뉴스 /작은 사진은 50대 '아재 아미' 홍사흠 씨.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26~27일, 29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26~27일, 29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 피날레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사진은 당시 콘서트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6, 27일에 자칭 '아재 아미(방탄소년단 팬 호칭)'인 홍사흠(57·대구 중구 삼덕동) '하우스버거' 대표가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던 방탄소년단의 단독콘서트 'SPEAK YOURSELF'(스피크 유어셀프)에 갔다온 후기를 매일신문에 보내왔다.

매일신문은 홍 대표가 보내 온 '아재 아미'의 '방탄소년단 콘서트 직관 후기'를 정리해 지면에 싣기로 했다. 몸이 하필 대구에 있어서 가지 못한 다른 아미들이 이 후기를 보고 대리만족할 수 있으셨으면 한다.)

이번 잠실공연으로 인해 십여일 전부터 수서행 열차표가 매진돼 서울역에서 빠듯한 시간으로 이동했다. 옛 직장에 있을 때 사춘기 자녀와 사이가 틀어진 직원의 '가족관계 회복용 선물'로 구해준 방탄소년단 콘서트 티켓에 감동하는 모습을 보고 이 가수의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자칭 '아재 아미'가 돼 버렸다.

그러고보니 지난해 콘서트장에서 나에게 다가와서 "아저씨, 안 들어가실거면 제가 200만원에 살게요"라며 돈이 얼마가 됐던지 간에 표를 구하려고 애걸하는 숱한 여학생들도 떠올랐다.

이번 공연에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이 돼야 입장 가능한 '실명입장권'으로 바뀐 것도 이런 일을 막기 위한 때문이리라. 이 때문에 절차가 다소 까다로웠지만 입장하는 데는 큰 혼란 없이 순조로웠다. 세계최고의 콘서트에 부정한 사례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기하기 위한 기획사의 노력인데 이쯤은 각오해야지 않겠나 싶었다.

오후 여섯시에 시간 맞춰 입장한 '아재'는 운 좋게도 무대 정면을 바라보는 1층19구역 명당자리에 앉았다. 반경 몇십미터 안에 내 나이 또래 사람은 함께 온 아내 빼고는 단 한명도 없었다.

'디오니오스' 로 문이 열리며 19년 월드투어 파이널 공연이 시작됐다. 위엄있게 펼쳐지는 표범동상과 5만여 관중을 압도하며 등장하는 방탄소년단의 포스, 더욱 예리해진 칼군무, 여느 아이돌 멤버와 다르게 각자 다른 개성으로 이룬 완벽한 조화, 아미밤(방탄소년단 응원봉)으로 정교하게 설계된 'SPEAK YOURSELF'도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드론으로 하늘에 수 놓은 지구, 아미 문양은 압권이었고 5만 관중의 파이널 아미밤 파도타기로 모두가 하나가 됐다. 어느 누구도 우위에 있지 않는 일곱색깔의 멋진 솔로무대는 '이래서 방탄소년단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게도 다음날 중요한 일정 때문에 꼭 타야 할 열차시간에 쫓겨 멤버들의 엔딩멘트가 채 끝나기도 전에 공연장을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입장하지 못해 소리로나마 기운을 느끼고 싶어 공연장 밖을 지키고 있는 국내외 팬들의 모습을 보니, 이들이 진정한 세계인의 영웅임을 재확인 했다.

방탄소년단을 비틀즈에 자주 비교하기에 비틀즈의 스토리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리버풀'이라는 도시가 떠올랐다. 리버풀은 '비틀즈의 고향'으로 명명돼 비틀즈와의 추억을 함께하기 위해 세계인들이 찾는 영국의 대표적인 도시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중 '슈가' 와 '뷔' 는 우리 대구가 낳은 월드슈퍼스타 아닌가. 이들의 추억이 살아 숨 쉬고 흔적이 남아있는 우리 대구를 세계인이 찾을 수 있는 'BTS의 고향' 으로 만들어 어려운 대구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세계적인 케이팝의 도시로 알려지도록 함이 어떨까?

홍사흠
홍사흠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