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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영주시 주택가 주차빌딩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

주차빌딩이 들어선 영주시 휴천2동 임시주차장에 이용차량들이 없어 텅 비어있다. 마경대 기자
주차빌딩이 들어선 영주시 휴천2동 임시주차장에 이용차량들이 없어 텅 비어있다. 마경대 기자
신영주번개시장 주차장 조감도. 영주시 제공
신영주번개시장 주차장 조감도. 영주시 제공
마경대 기자
마경대 기자

경북 영주시가 주택가 이면도로 골목길에 주차빌딩 건립사업을 추진하자 그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다.

주민들은 "시장 상인과 주민들이 반대하는 주차타워를 왜 짓는지 모르겠다. 주차장 부지가 부족할때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차빌딩이나 주차타워를 짓는 것이지, 땅이 남아 도는데 주차빌딩을 왜 짓느냐. 특정인의 땅을 매입한 비위 사실을 덮기 위해 주차빌딩을 짓느냐. 주택가 이면도로 골목길에 주차빌딩을 세우는 것은 상식 이하다. 특혜로 가득한 검은 그림자가 깔려 있다" 등 주차장 부지 매입 과정과 주차빌딩 추진 배경에 의혹을 쏟아냈다.

주차빌딩이나 주차타워는 상업시설이 밀집한 곳이나 좁은 땅에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상층을 건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주시는 사들인 땅도 남겨 두고 주차빌딩을 짓는다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신영주번개시장에는 시장 입구에 노면 주차장이 있었다. 필요하다면 그곳에 주차빌딩을 세워도 된다. 그런데 시는 인근 부지 3천300㎡를 사들였고 부지 매입과정에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느닷없이 주차빌딩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주차타워·빌딩을 설치하는 기본 원칙에도 맞지 않는 상식이하의 행정이다. 당초 영주시가 주차장 건립 부지를 매입할때 주민들은 주택가 골목길에 주차장을 만들어 달라고 민원을 제기한 바 없다. 영주시가 일방적으로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주민 설득작업을 벌였고 땅을 팔아먹은 사람들은 동조를 했다.

무리하게 땅을 매입했고 매입과정에 각종 특혜의혹이 제기되자 뒤늦게 끼워 맞추기식 사업으로 주차빌딩을 추진한 셈이다. 모순을 덮기 위해 또 다른 모순을 낳은 것이다.

영주시가 주차빌딩을 계획한 곳은 주택가 이면도로 골목길이다. 행정의 최대 목표는 주민들의 삶을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지, 주민들의 삶을 피폐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100억원이 넘는 시민 혈세가 투입된 배경에 영주시는 답을 해야 된다. 누구를 위한 주차장 부지 매입이고 누구를 위한 주차빌딩 건립인지 소상히 밝혀야 된다. 상식없는 행정추진에 시민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영주시는 주차빌딩 추진 배경을 신영주번개시장 활성화라고 한다. 그러나 시장 상인들조차 "재래시장 활성화는 어불성설이다. 손바닥만한 시장에 사람이 얼마나 온다고 대형 주차장에 주차빌딩까지 건립하느냐. 말도 안된다"고 손사래를 첬다.

한 도시디자인 전문가는 "주차빌딩이든 주차타워든 한정된 공간에 주차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지상층을 올리는 것이다"며 "기존주차장이 있는데도 필요없는 땅을 사들여 주차빌딩을 계획하는 것은 상식 이하다"고 주장했다.

섬김행정, 시민행복을 부르짖는 영주시가 시민의 뜻을 무시하고 주민 삶을 피폐하게 만든 것은 행정의 오기일 뿐이다. 영주시는 시장활성화란 명분을 내세워 검은 그림자를 덮으려 하지 말라. 손바닥으로 하늘은 가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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