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지방자치단체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체육계에 쏠리는 정치 바람과 후보 난립 우려 등 잡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가 '탈정치화'를 근본 취지로한 민선 체육회장 선거임에도 지역사회에 영향력이 큰 체육계 조직을 흡수하려는 정치판의 입김이 더 세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후보 난립에 따른 혼탁선거 등 걱정거리가 하나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체육계 혼란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사회 분열 등 파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공정한 선거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이번 선거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체육회장 겸직을 금지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른 첫 민선 체육회장 선거다. 대구시와 경북도 체육회장, 대구 8개 구·군 및 경북 23개 시·군 체육회장을 뽑는데 체육회 대의원으로 구성될 '선거인단 투표' 방식이다.
문제는 현직 기초단체장과 시·도의원은 체육회장 선거 출마가 금지돼 있지만 다른 정치인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결국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겉으로는 '체육계' 선거를 표방하면서도 지역사회에 영향력이 큰 체육계 조직 장악을 둘러싼 '예비 정치 선거'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내년 4월 총선에다 차기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이 줄을 잇는 점을 감안하면 체육회장 선거와 정치 선거가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민간 체육회장 선거를 두고 내년 총선의 풍향을 미리 가늠해보는 '대리전'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가뜩이나 국민 불신이 큰 체육회 운영에 정치판 입김이 거세지고 선거가 과열한다면 체육계 내부는 물론 지역사회 분열 등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일부 지역에서 회장을 추대하고 부회장 체제의 체육회가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체육인과 비체육인이라는 갈등의 소지에다 자금 여유가 없는 출마 예상자를 차별하는 높은 기탁금 수준 등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걸림돌이다. 만약 선거가 과열돼 서로 반목하고 갈등이 커지면 결국 지역사회는 사분오열의 불행한 사태를 맞게 되는 것이다. 첫 민선 선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혼탁·과열선거를 지양하고 진정한 체육계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되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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