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상돈 삶· 정신 그린 연극 '깊은 데로~' 깊은 울림

서상돈 삶과 정신 그린 작품…3일간 6회 전석 매진

연극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 공연을 마친 출연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동석 기자

국채보상운동에 앞장선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그린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가 대구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주최하고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와 서울가톨릭연극협회(이하 서가연)가 공동주관으로 만든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는 8~10일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공연됐다.

이번 연극은 3일 동안 400석 규모의 드망즈홀 객석을 6회 모두 전석 매진하는 기록을 세웠다. 천주교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첫날인 8일 공연장을 찾아 연극을 관람했다. 신부, 수녀, 신자 등 대부분 가톨릭 교우들이 객석을 메웠고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특히 전국에 있는 서상돈 후손 40여 명이 공연장을 찾아 연극을 관람하고 조환길 대주교와 정담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도 가졌다.

국채보상운동에 큰 역할을 한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그린 연극
국채보상운동에 큰 역할을 한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그린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 공연이 10일 대구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열렸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는 서상돈의 삶이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됐다. 하나는 그가 보부상으로 출발해 큰 재산을 모은 후, 일본의 경제 침략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한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한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순교자의 후손으로서 진실한 교우로 교회에 헌신하는 내용이다.

전국에서 서상돈 후손 40여 명이 대구에 와서 연극
전국에서 서상돈 후손 40여 명이 대구에 와서 연극 '깊은 데로 저어가라'를 관람하고 조환길 대주교와 정담을 나눴다.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 제공

이번 공연에서 서가연 배우들의 활약이 컸다.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배우 19명이 출연해 나이에 맞는 배역을 잘 소화했다. 70대 원로 배우인 유태균은 흰 두루마기를 걸치고 국채보상운동과 가톨릭 발전에 기여한 서상돈의 삶과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해 러닝타임 80분 동안 진한 감동을 줬다. 또 고종 역 심양홍, 대원군 역 최주봉도 원로답게 근엄한 모습으로 무대를 호령했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 역 이인철과 일본 순사 아베 역 홍여준은 악랄함 속에서도 코믹하게 연기해 관객들에게 즐거운 웃음을 선사했다.

무대 장치의 짜임새도 빛났다. 1막 순교부터 17장 마지막 바람까지 많은 장면의 무대를 매끄럽게 전환을 했다. 기본 무대세트와 영상 접목도 돋보였다. 역사적 장면마다 무대 뒤쪽 스크린에 영상으로 광화문, 한티순교성지, 문경새재, 서상돈 생가 등을 보여줘 작품의 이해도를 높였다.

또 노래와 군무의 조화를 시도했다. 극 중에 보부상들이 행상을 떠나기 전에 봇짐을 메고 합창을 하는가 하면, 한복을 입은 기생들이 음악에 맞춰 수건과 부채를 들고 추는 화려한 군무는 관객들에 볼거리를 제공했다. 국채보상운동 선포에서 배우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국채보상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과 안중근이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꼬레아'를 외치는 장면은 무대를 압도했다.

이동구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연극을 통해 교회와 이웃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스스로 신앙의 깊이를 재점검하고 대구시민들에게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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