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가 이번 주 2라운드에 돌입한다.
그간 비공개 의회 증언에 나선 전·현직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요청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불리한 진술을 쏟아냈다면 이제는 공개 청문회로 전환, 미국인이 다 보는 앞에서 시비(是非)를 가리게 된 것이다.
공개 청문회가 좌우할 민심의 향방이 이제 1년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에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탄핵카드'를 꺼낸 민주당도, 이를 방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도 사활을 건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이 과반을 점한 미 하원은 비공개 증언을 통한 그간의 탄핵 조사를 마무리 짓고 이번 주 공개 청문회를 연다.
수요일인 13일에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15일에는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가 청문회에 나선다.
세 명 모두 비공개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를 압박하고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를 연계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내놓은 인물들이다.
민주당은 내심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불러온 1973년 '워터게이트 청문회'의 재연을 기대하고 있다. 당시 ABC, CBS, NBC방송이 돌아가며 250시간에 달하는 청문회를 중계했으며 시청자 71%가 생중계로 지켜볼 정도로 화제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이 방어에 부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릴레이로 이어질 청문회에서 일격이 계속되다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으로 여론이 악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재선 가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지난 4월에 한 전화 통화 녹취록을 청문회 직전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통화는 7월에 이뤄졌으며 민주당은 4월에 있었던 첫 통화의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2라운드 탄핵정국에서 또 하나의 관심은 지난 9월 전격 경질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 여부다. 볼턴 전 보좌관 측은 비공개 증언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법원의 결정을 받아보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의혹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이 대통령직의 권한을 남용해 정적(政敵)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를 보류했는지다. 지금까지의 비공개 증언에서는 의혹의 상당 부분을 뒷받침하는 진술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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