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 대통령, 여야 5당 대표와의 만찬 "日 경제침탈·지소미아에는 초당적 협력 필요"

文대통령·여야대표 115일만의 靑회동…메뉴는 막걸리·돼지갈비
만찬회동 2시간30분 넘게 진행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이 모친상에 조문을 온 여야 대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이 모친상에 조문을 온 여야 대표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상 조문에 대한 답례 성격으로 10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주최한 만찬 회동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날 오후 6시쯤 청와대 내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시작된 회동은 당초 예상인 2시간보다 30분 정도 더 길게 진행돼 오후 8시30분쯤 마쳤다.

문 대통령의 여야 대표 청와대 초청 회동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자 만났던 지난 7월 18일 이후 115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발족하면서 여야가 선거제 개혁에 합의한 바 있다"면서 "국회가 이 문제를 협의해 처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바로 나였다"면서 "다만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해 (선거제 개혁에) 어려움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만찬이 끝난 뒤 브리핑한 내용에 따르면,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부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논의도 없이 밀어붙였다"고 말하자, 일부 대표들이 반박하면서 잠시 언성이 높아졌다. 황 대표가 강한 유감을 거듭 표하자 손 대표는 목소리를 높여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고, 황 대표가 다시 "그렇게라니요"라고 맞받아치면서 두 대표의 목소리가 커졌다.

분위기가 뜨거워지자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양손을 들어 말리는 제스쳐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이후 서로 '소리를 높여서 미안하다'는 취지로 사과한 뒤 대화를 이어갔다.

일본 문제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일본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본의 경제침탈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문제와 관련, "지금 탄력근로제 6개월 연장 같은 것은 좀 노동계에서도 수용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을 촉구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회동이 조문에 대한 답례 성격인 만큼, 비판과 함께 정치권의 화합도 강조했다는 게 황 대표 측의 설명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적하며 조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만찬에 약주와 함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추천한 막걸리 등 두 종류의 술을 준비했으며, 만찬 메뉴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따른 소비 위축을 우려해 돼지고기 소비를 장려하자는 의미에서 돼지갈비 구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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