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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강의 생각의 숲] 말의 온도

권미강 작가
권미강 작가

"말과 글은 머리에만 남겨지는 게 아닙니다. 가슴에도 새겨집니다." "뜨거운 언어는 말하는 사람은 시원할지 몰라도 듣는 사람은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출간된 지 3년 만에 150만 부를 돌파한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에 나오는 대목이다. 한마디 말이 주는 소중함과 절실함이 담긴 이 책은 '무심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요즘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을 대면할 때마다 그들에게 이 작가가 펴낸 '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을 필독하라고 권한다. 그들의 대상은 반대 진영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 기사화됐으니 품격 떨어지는 말들을 일일이 소개하지는 않겠다. 국민을 위한 입법기관, 그것도 국민의 투표로 뽑힌 국회의원들이 천박하기 이를 데 없는 말들을 쏟아낼 때, 그 말들이 언론을 통해 여과 없이 흘러나올 때 국민들은 마음을 데인다. 그걸 막말 정치인들은 인식이나 하고 있을까? 국가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정치인들의 막말정치에 국민들은 지친 지 오래됐고 일말의 기대감마저 사라졌다.

정치인이란 국민들을 대신해서 정책을 세우고 제도를 만들고 모두가 함께 잘사는 길을 모색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국민은 힘들게 번 돈으로 세금을 내고 그 돈의 일부가 정치인들의 월급이 되는 것이다. 언제까지 정치인이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민을 무시하며 정치를 권력으로 생각할까.

이제 곧 선거철이다. 정치인들은 자기가 속한 선거구를 돌며 90도로 인사하고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부탁할 것이다. 올바른 정치인으로 국민을 대변하겠다고 온갖 말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할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 이미 그들이 한 말을 기억한다. 그들이 뱉어낸 낯 뜨거운 말들이 국민들을 얼음장처럼 차갑게 만들고 마음의 문도 닫게 했다는 걸 정치인들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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