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공석으로 파행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대구 동구문화재단(매일신문 11월 8일 자 8면 등)의 정상화가 다시 한 걸음 멀어졌다. 1년 4개월 만에 간신히 낸 채용공고가 사실상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 나면서 한동안 혼란 지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대구 동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열린 임원추천위원회는 동구문화재단 상임이사직 응모자 심사에서 추천 후보자를 뽑지 않고 재공고를 내기로 결정했다.
동구문화재단 관계자는 "신청자 명단과 제출 서류를 검토한 결과, 일부 보완이 필요한 서류가 있었다"며 "더 많은 이들에게 신청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재공고를 내는 쪽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상은 '적격자 없음'에 가까운 결론이라는 게 문화계의 해석이다. 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동구청이 전임 문무학 상임이사 수준의 '이름값'이 있는 인사를 원한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결국 지도부 입맛에 맞는 인사가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연내 해결될 것으로 보였던 동구문화재단 파행운영 문제가 결국 해를 넘길 가능성도 커졌다. 임추위가 조만간 재공고를 게시하더라도 지원 기간과 이사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빠듯한 상황이기 때문. 더구나 재공고 결정을 내려놓고 일주일이 지나는 동안 아무런 절차도 밟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단이 지난 11일 정식 결재도 없이 급히 재공고를 올렸다가 철회하는 촌극도 빚었다.
공석 사태가 길어지면서 재단에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임이사는 물론, 재단 산하 핵심 시설인 아양아트센터 관장직도 4년 10개월째 비어 있다.
게다가 계약이 만료된 실무 책임자 운영지원팀장·문화기획팀장 자리도 후임자를 뽑지 못해 주요 보직이 줄줄이 공석이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지난 8일 아양아트센터 관장과 경영지원본부장 채용공고를 냈고, 상임이사직도 최대한 빨리 재공고할 계획"이라며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재단 전체를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동구청의 이런 움직임은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을 심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보인다"며 "현행 제도에선 2~3차까지 재공고를 낸 뒤 '빠른 선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자기 사람을 심는 용도로 충분히 악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