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국당 중진 정치인들 대구경북에만 기댈 생각인가

주호영 회장 등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의원들이 21일 오전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과 관련,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회장 등 자유한국당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의원들이 21일 오전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과 관련,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공천과 관련한 작업을 서두르는 등 총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에는 '험지'이나 자유한국당엔 '안방'과 다름없는 대구경북을 겨냥한 여야의 명암은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클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극심한 인물난에 허덕이고 한국당은 후보가 넘쳐 비명을 지를 판이다. 대구경북 앞날을 생각하면 유권자는 씁쓸함을 넘어 참담한 심경이 아닐 수 없다.

무릇 사물은 균형이 최선이다. 사람의 삶 역시 다르지 않고 정치는 더욱 그렇다. 새가 두 날개의 힘으로 안정적인 비행을 하듯 우리 사회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균형 잡힌 세력의 분포도와 달리 치우친 힘이나 일방적 독주는 안정을 해치고 독재로 빠질 가능성과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광복 70년 넘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절실하게 깨우쳤다. 대구경북도 1960년대 이후 편향적인 정치색으로 그랬다.

특히 대구경북의 오랜 정치적 독점 흐름은 결국 지역사회 활력 상실과 발전 퇴보 같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낳았다. 특정 정파가 득세하다 보니 소수의 정치인과 결탁한 일부 인사는 혜택과 열매를 거뒀겠지만 지역 공동체 전체는 되레 쪼그라들고 고사 직전이다. 26년째 이어진 전국 꼴찌의 대구 1인당 국내총생산(GRDP)이 그렇고, 대기업이 계속 떠나가는 경북 경제도 같은 맥락이다. 일자리는 계속 줄고 청년들은 대구경북을 떠나고 있다.

이런 사정에도 특정 정치 세력에 쏠리다 보니 다선(多選)과 중량(重量) 정치인부터 신인까지 앞다퉈 대구경북에만 눈독을 들인다. 자연히 지역의 미래 담보는커녕 암담함이 앞서는 현실이다. 이제 지역 중진 정치인에게 던져진 선택지는 대구경북 안방에서 털고 일어나 험지로 나가는 것이다. 그게 지역을 위한 길이다. 황교안·홍준표·김병준·유승민 등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은 경쟁력 갖춘 신인에게 이제 안방을 넘기고 격전지에서 운명을 걸어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