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가 고치기 힘든 고질병임이 재확인됐다. 대구 성매매 집결지였던 속칭 '자갈마당' 업주와 경찰관 사이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또 속 빈 강정으로 끝날 전망이다. 전·현직 경찰관 11명에 대해 진정서가 접수되었고 이들에 대한 6개월간의 수사가 진행되었지만, 결과는 그야말로 별무소득이다.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수사가 마무리되는 모양이다.
대구경찰청은 진정서에 등장한 전·현직 경찰관 11명 중 3명을 입건해 수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구체적 증거를 찾지 못해 내사 종결하거나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중 2명에 대해서만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서 손을 터는 모양새이다. 시민들은 '혹시나가 또 역시나가 되었다'며 경찰의 제 식구 감싸 안기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정을 제기했던 사람들도 "돈 준 사람은 있는데, 돈 받은 사람은 없다"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느 정도의 늑장 조사와 부실 수사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애써 증언에 나섰는데, 막상 빈손으로 끝난 수사 결과를 보니 허탈하기 그지없다"고 한 진정인도 있다.
지난 5월 진정서가 접수된 이후 경찰은 ▷성매매 집결지 경찰관 유착 ▷업소 보호비 명목 금품 갈취 등 4가지 의혹에 대해 90여 명을 소환하는 등 광범위한 수사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용두사미로 끝나고 보니 실망감과 불신감이 표출될 만도 하다. '증거 불충분'이란 경찰의 입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민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경찰청이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자칭 '엄정한 수사' 결과 '비호나 유착은 없었다'고 했던 윤규근 총경이 지난달 전격 구속된 사실을 국민은 직시하고 있다. 잇단 제 식구 비호 행위는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여론의 향배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번 사건과 관련, 대구경찰청이 내놓은 반부패 추진 종합 대책 또한 공치사가 아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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