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에도 연초박 비료공장?…일부 위탁 언급 '불안감'

경북 담배 관련 재료 사용 A 비료업체 "가열하지 않고 숙성해 안전"
일각에서 언급되는 몇 개 지역도 일단 없는 것으로 알려져

최재철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이 14일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최재철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장이 14일 전북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열린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에서 주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 암 집단 발병이 인근 비료공장이 재료로 활용한 연초박(담뱃잎 찌꺼기)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환경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경북에서도 비료업체들의 연초박 활용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 익산시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경북의 일부 비료업체가 KT&G로부터 연초박을 받아 위탁처리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지역에서도 익산의 비료공장과 유사한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환경부는 14일 '전북 익산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를 통해 장점마을 인근 금강농산이 비료를 만들기 위해 KT&G로부터 사들인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이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집단 발병과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연초박은 담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찌꺼기다. 금강농산은 연초박을 고온으로 가열해 가공했는데, 이 과정에서 발암 물질이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서는 금강농산처럼 KT&G로부터 연초박을 비료 생산에 쓰기 위해 반입한 공장이 경북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경북에서는 담배와 관련한 재료를 사용하는 비료업체가 현재 1곳으로 파악된다. 농협경제지주가 발간한 '2019 유기질비료지원사업 안내'에서의 업체 현황에 따르면 경북에서는 담배가루를 사용한 업체가 A업체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발효계분과 버섯폐배지, 담배가루, 석회고토, 커피박을 혼합·발효시켜 가축분퇴비를 생산하고 있다. 업체 대표는 "장점마을 주민 암 발생 관련 보도 이후 걱정하는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면서 "하지만 우리 공장은 연초박이 아니라 궐련담배(개비담배)를 자르면서 나오는 담배가루를 활용하고 재차 찌거나 가열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초 감사원에서 사업장 점검을 하고 담배가루 시료를 채취해 갔지만 문제로 지적된 것이 없다"고 했다.

연초박을 공급받는 비료업체가 있다고 언급된 다른 지역에서는 한 업체가 과거 담배잎을 퇴비포대 등에 사용했을 뿐이고 현재는 이마저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업체 대표는 "과거에는 상품성이 없는 담배잎을 공급받아 미생물 발효 처리를 한 뒤 이를 퇴비 포대와 포장지 등의 겉면에 뿌렸다. 쥐 등의 해충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2년 전부터는 이마저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연초박 관련 언급되는 또 다른 지역에서도 서류 확인 결과, 담배와 관련한 재료를 활용하는 비료업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B지자체 관계자는 "우리 지역에서는 퇴비업체 9곳을 포함해 모두 21곳이 등록돼 있는데 담배 관련 재료를 사용하는 업체는 없는 것으로 일단 확인된다"고 했다.

다만 서류상과 다를 수 있는 점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현장 전수조사를 통한 확인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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